월드컵 D조 예선 한국과 미국이 16강 진출이라는 절체절명의 고비에서 만나 한판을 겨루는 날 무역 수출입 전진기지인 인천항도 한국의 승리를 염원하는 열기로 뒤덮였다.
 인천항 항만근로자와 선사, 하역회사 종사자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일손을 놓은 채 텔레비전을 지켜보며 한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인천항내는 경기가 시작되자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끊기면서 마치 유령항을 방불케 했고 이같이 항만운영 자체가 멈춰서기는 인천항 개항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인천항만하역협회와 경인항운노조는 이날 오전 노사협의회를 갖고 항만종사자들이 한국 첫 월드컵 16강 진출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잠정 휴업하는데 합의했다.
 항운노조원들은 이에 따라 이날 평상시보다 1시간 앞당긴 오전 7시부터 하역작업을 시작하면서 작업중단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했다.
 인천~중국간을 운항하는 한중카페리선사들도 경기가 열리는 시간 입항선박이 없어 대부분 회의실에 모여앉아 함께 텔레비전을 보면서 한국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남흥우 한국선주협회 인천지회장은 “뜻깊은 날에 항만종사자들이 모처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며 “노조뿐 아니라 많은 직원들이 한-미전을 지켜보기를 원하는 만큼 노조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또 선사와 선박대리점, 하역회사 종사자들의 모임인 인천항만동호회 소속 100여명의 회원은 이날 붉은악마 응원복인 `비더레즈""(Be the Reds)가 새겨진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현업에 나서면서 항만곳곳을 빨간색 물결로 수놓기도 했다.
 한편 항운노조 근로자들은 이날 경기가 끝난 오후 7시부터 정상적인 하역작업을 벌였다.
〈백범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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