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검찰에 소환된 김홍업씨(53)는 출석예정시각 보다 3분 가량 이른 이날 오후 2시57분께 검은색 포텐샤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 도착했다.
 짙은색 양복에 줄무늬 넥타이 차림의 홍업씨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변호인인 유제인 변호사와 함께 대검청사 1층 로비에 들어섰지만 얼굴이 붉게 상기될 정도로 긴장하는 표정이었으며, 취재진을 위해 포토라인에서 1분 정도 포즈를 취해줬다.
 홍업씨는 `한마디만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작은 소리로 “검찰에서 다 밝히겠다”고 대답했으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요”라고 말했다. 홍업씨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함구한 채 뒤편에 서있던 유 변호사와 검찰직원을 연신 쳐다보며 “이만 올라가자”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에 도착한 홍업씨는 자신을 직접 심문할 주임검사인 김진태 중수2과장 방에서 김대호·김수목 검사 등 수사팀과 상견례를 겸한 티타임을 가진 뒤 11층 특별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우선 홍업씨를 `진술인""으로 호칭하고 혐의가 확인돼 긴급체포할 경우 `피의자""로 부르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업씨를 조사실로 들여보낸 유제인 변호사는 오후 3시15분께 대검기자실을 찾아와 “홍업씨가 건강이 좋지 않아 장시간 조사를 받기는 어려운 상태”라면서 “필요하면 링거주사도 맞을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이명재 검찰총장은 수사팀으로부터 홍업씨 소환조사계획을 보고받고 “불의의 사고가 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했으며, 검찰은 대검중수부 직원 15명 가량을 청사 주변 및 로비에 배치, 돌발사태에 대비했다.
 검찰의 이런 통제에도 불구하고 활빈단 홍정식 단장이 취재진속으로 잠입에 성공, 홍업씨 소환 시각에 머리띠 모양의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려 했지만 직원들에 의해 청사밖으로 끌려나가고 말았다.
 한편 이날 홍업씨 출두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 언론사와 일본 NHK 등 외신기자 등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