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즐거운 경험

월드컵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수원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로 수원이 전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아름다운 화장실이 그것. 수원시는 2002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최근까지 모두 33개의 아름다운 공중화장실을 완공, 수원을 `세계적인 아름다운 화장실 1번지""로 가꾸며 청결월드컵을 준비해왔다. 월드컵의 도시, 문화도시 수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아름다운 공중화장실을 둘러보았다.

 ▲반딧불이 화장실(장안구 하광교동 산 57의 2)
 오염되지 않은 광교산에서 서식하는 반딧불이를 형상화한 것으로 화장실이 위치한 광교산의 깨끗하고 신선함을 강조해 99년 아름다운화장실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국내·외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반딧불이 화장실은 수원에 화장실 문화를 일으킨 시조로 꼽힌다.
 `반딧불이""라는 이름이 상징하듯 이 화장실은 깨끗한 자연속의 건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원 광교산 입구에 위치해 앞의 넓은 저수지와 뒤편 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내부에서는 저수지의 정경을 끌어들이고 뒤편의 산행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으로의 동선 계획이 돋보인다.
 특히 남자화장실에서 소변기를 사용할 때 수평창이 눈높이에 설치돼 있어 저수지 모습이 시야에 가득 담겨 그야말로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다.
 또 여자화장실은 앉아서 외부를 조망할 수 있게 창을 비스듬히 설치해 소지품을 올려놓을 수 있는 선반의 역할도 동시에 할 수 있게 돼있다.
 게다가 옥상에 전망대를 설치, 기존의 화장실 개념과 다른 차원의 화장실 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화장실 곳곳에 광교산에 살고 있는 곤충들의 사진을 전시해 놓았고 음악소리, 새소리 등을 들을 수 있게 했으며 건물 중앙 홀을 `만남의 장소""로 만들어 그림을 감상하며 기다릴 수 있도록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장안공원 화장실(장안구 영화동 349의 42)
 외관상 화성과의 조화를 고려해 전통 한옥 양식으로 건축한 화장실이다. 외형과는 달리 안에는 에어컨 등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99년 아름다운화장실 특별상을 수상했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에 접해있는 장안공원은 성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다 각종 공연과 행사가 자주 열려 대표적인 문화화장실로 꼽힌다.
 이 화장실은 당초 작고 초라한 화장실이었으나 98년 전면 개·보수를 해 내부 바닥과 벽면을 대리석으로 설치,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티투어의 출발장소 이기도 하다. 이용자들이 많아 한 줄로 서기 운동을 선도하기도 하는 등 냄새나고 불결한 화장실이 아닌, 가고 싶고 즐겨 찾는 화장실로 탈바꿈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곳은 곧 개통예정인 화성열차의 통과구간으로 앞으로 더 많은 외국 관광객들의 감탄을 자아낼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화장실 (장안구 영화동 276의 14)
 상가 밀집지역에 위치한 영화 화장실은 화려한 도심 번화가의 배후에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시민의 작은 휴식처다.
 도시민의 자유분방한 삶을 소재로 격자의 건물형태에서 탈피해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하는 등 외형적인 모형이 도심에 어울리도록 설계했다.
 또 남·여화장실은 출입구 간격을 두고 별도로 설치해 도심지에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성에 대한 배려에 특별한 신경을 썼다.
 남자화장실은 청결한 분위기 연출을 위한 색사용과 천장을 이용한 자연채광을 받아들여 밝은 실내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었고 도시 여성생활의 편안함을 주기 위해 파우더룸, 기다림의 공간, 아기 침대 등을 설치했다.
 특히 옷을 갈아 입을 수 있는 탈의실을 마련, 여성들의 편의를 극대화했다.
 화장실 내부에 꾸며진 다양한 그림과 음악은 삭막한 도심속의 작은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고 `사용중""임을 알리는 사인, 에티켓 벨, Baby Seat, 방향제, 비데, 위생시트 등 양질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연무정 화장실(팔달구 매향동 3의 32)
 수원 화성 성곽의 일부 시설인 동북공심돈을 형상화한 화장실로 유리블록으로 시공해 수원 화성이 외벽에 그림같이 비친다.
 연무정 화장실은 세계 문화유산인 화성의 연무정안에 자리를 틀어 화성을 찾는 관광객과 학생, 산책 및 휴식을 위해 찾는 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화장실 지붕을 화성의 모형으로 형상화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화성의 풍경이 화장실 외벽의 유리블록에 조명돼 아름다움을 더한다.
 또 화장실 둘레에 분수를 설치해 물의 근원인 수원을 상징했고 시원한 물줄기는 생동감을 더한다. 또 그 모습이 에스키모의 얼음집인 `이글루""와 흡사해 이국적인 정취도 느낄 수 있다.
 이 화장실도 제2회 아름다운화장실 대상 심사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항아리 화장실(장안구 파장동 산 109의 1)
 광교산 등산로와 금암약수터 입구에 위치한 토속적인 이 항아리 화장실은 화장실이라기 보다는 쉬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하는 카페같은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자연림과 어우러져 고향의 품에 안긴 기분이다. 토속적인 항아리 모형의 커피숍같은 분위기와 첨단시설의 내부는 고전과 현대의 만남을 형상화한 것.
 ▲원천유원지 화장실(팔달구 하동 648의 3)
 수원이 자랑하는 위락시설인 원천유원지를 배경으로 수원을 상징하는 화성 성곽의 모형과 수상놀이 문화인 선박의 모양을 형상화해 전면과 후면의 외관을 수려하게 설계했다.
 이 화장실은 기존의 화장실 개념을 탈피한 새로운 화장실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고급스러우면서도 단아함과 깨끗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실용적인 내부설계로 이용객의 편의를 극대화함은 물론 호수의 아름다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변승희기자〉 captain@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