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진출처=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아 술렁이고 있다.

신도시 예정지역의 도로까지 매입하는 등 다양한 투기 형태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국민적인 지탄이 이어지자 “입이 열 개여도 할 말이 없다”는 자성론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에서는 LH에 대한 해체에 가까운 조직쇄신을 요구하고 있고, 정부도 어떤 형태로든 대대적인 조직 수술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다.

LH는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기자회견에서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지역에서 LH 직원 10여명이 토지를 사들여 투기한 의혹이 있다고 발표한 뒤 논란의 중심에 섰다.

LH는 의혹이 제기된 직원 전원을 즉시 직위해제하는 등 수습을 시도했으나 비난 여론은 13일째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특히 LH 직원들이 아파트 입주권을 노리고 지분 쪼개기를 통해 땅을 사들이고, 매입한 땅에는 보상금을 많이 받기 위해 희귀수종을 빽빽이 심었다는 의혹이 추가되면서 LH 직원들이 전문성을 악용해 투기에 나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LH 내부는 이번 사태로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로 강도 높은 개혁과 구조조정이 예고되자 후속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한 분위기도 역력하다.

특히 이번 사태 이후 간부급 직원 두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사에는 흉흉한 분위기까지 감돌고 있다.

LH인천본부와 경기본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어렵게 입사한 회사가 불미스러운 일로 욕을 먹는 게 불편하지만,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공기업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본다. 묵묵히 일하는 다른 구성원들을 위해서라도 비위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벌이 뒤따랐으면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의 일탈에 조직 전체가 비리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볼멘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김신호 기자 kimsh5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