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서 여기에 소개할까 한다.
 옛날 어떤 사람에게 아들 독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한 승려가 와서 아들의 상(相)을 보면서 “이 아이는 19세를 넘기기가 어렵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놀란 아버지는 절을 하면서 액(厄)을 면할 방법을 물었으나 그 승려는 “나는 수명의 길고 짧음만을 알 뿐입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자꾸 애원하자 “그러면 내일 남산에 올라가면 두 사람의 승려가 바둑을 두고 있을 것이니 그 앞에 가서 무릎을 꿇고 애원해 보시오”라고 일러주었다. 다음날 그 아이가 남산 꼭대기에 올라가 보았더니 과연 두 사람의 승려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
 한 사람은 깨끗했는데 다른 한 사람은 매우 지저분했다. 그래서 아이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오직 “도와주세요”라고 애원하였다.
 잠시후 깨끗한 쪽에서 “불쌍한데 도와줍시다”고 말하자 지저분한 쪽에서 머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잠시 언쟁을 하고 난 다음에 지저분한 쪽이 의견을 굽혀서 품속에서 인간의 명부를 꺼내 이 소년의 정해진 명(命) 19세를 99세로 고쳐주었다.
 명(命)은 하늘로부터 주어진 대로, 다시 말해 하늘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하여도 인간의 노력으로 충분히 변경할 수 있다는 암시이다.
 중국 명나라 시대의 진사 원료범이 쓴 음등록(陰鄧錄)에 다음과 같은 실험담이 기재되어 있어 함께 소개할까 한다.
 “내가 어떤 노인을 만나 나의 운명을 감정받았더니 장중(掌中)을 가리키듯 일일이 명달(明達)하고, 나의 수명은 53세 팔월 십사일 축시에 병사(病死)한다고 하여, 세상만사 모두 운명이라 체념하고 마음 편하게 지내오는데, 하루는 운국선사를 만났더니 선사의 말씀이 비록 사람의 명수(命數)가 생의 조석까지 전부 일정하더라도 그 사람의 행실에 의하여 운명도 파산(破算)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시에 결정된 천명(天命)을 한평생 움직일 수 없다면 선행을 한들 무슨 덕이 있겠으며, 악행을 행한들 무슨 화(禍)가 있겠는가. 그 후 나는 용맹심을 일으켜 적선음덕을 행하고 정신수양을 하여 53세라는 천수(天壽)도 이 책을 쓰는 지금 69세까지 무난하게 지나게 하였다.”
 이렇듯 수명도 선(善)으로 전환시키는데 그 가치와 진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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