⑴일당 5만원 인상
중증병상 간호사 한정 '전체 7%'
현재 입원환자 대개 중증 '불만'
⑵야간간호관리료 3배 인상
병원수익 적용, 임금직결 안돼
직원 복리후생에 쓰일 가능성
코로나19 장기화 속 민간과 코로나전담병원 간호 인력 간 임금 격차 등 문제를 두고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피로 누적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간호사의 이탈 현상을 짚은 본보 보도 이후 정부가 '일당 5만원 인상', '야간간호관리료 3배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간호사들의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인천일보 2020년 12월29일자 1면· 12월30일자 6면>
17일 경기도의료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정부는 전담병원 소속 간호사들에게 일당 5만원을 인상하고 야간간호관리료를 3배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파견 간호사가 각종 수당을 받을 시 기존 간호사보다 3배 이상 급여를 받는 등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조치다.
하지만 현장에선 현 상황을 전혀 모르고 나온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간호사 일당 5만원 인상을 위해 예비비 81억원을 확보해 둔 상태다. 문제는 간호사 전체가 아닌,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에서 근무한 간호사에 한정한다는 점이다. 즉 도내 간호사 702명 중 중증환자를 돌보는 파주·안성의료원 소속 50여명만 해당한다. 나머지 650여명의 수당은 인상되지 않는 것이다.
중증환자를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에 환자로 보는 정부의 시각도 잘못 판단했다는 지적이다. 수원시의료원의 경우 요양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자 현재 입원 중인 환자 109명 중 70%가 와상환자다. 다른 의료원도 마찬가지로, 사실상 대부분이 중증환자이기에 업무 강도는 비슷하다는 게 도내 의료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파주·안성의료원을 제외하고도 이천의료원 38명, 포천의료원 32명, 의정부의료원 14명 등 총 92명의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도내 한 의료원에서 10여년 근무한 간호사는 “지금 중증환자가 태반이다. 식사에, 욕창에, 간호에 일이 끊이질 않는다. 12시간 동안 집에 가지 못하는 날도 있다”며 “그런데 정부 대책은 피부에 와 닿지 않으니, 간호사들 의욕 상실은 커지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환자 수에 따라 산정되는 야간간호관리료는 간호사가 아닌 병원으로 지급된다. 정부가 3배 인상으로 1인당 12만원에서 18만원이 추가 지급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야간간호관리료 대부분이 간호사 임금 인상으로 이어진 경우다. 야간간호관리료는 병원 수익으로 잡혀, 병원에 따라 임금이 달라질 가능성은 크다.
정부는 이에 대한 장치도 세우지 않은 채 지난 11일부터 적용, 시행 중이다. 경기도의료원엔 야간간호관리료를 임금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관련 규정도 없다. 도의료원 관계자는 “야간간호관리료는 야간 근무하는 간호사들을 위해 지급되는 것이지만, 전부 임금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직원들을 위한 복리후생 등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도의료원 산하병원 소속 간호사들의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이천의료원에선 지난달 1명에 이어 이달 5명이 사직서를 냈고, 파주의료원에선 지난달 6명에 이어 이달 1명이 그만두기로 했다. 수원의료원 역시 지난달 1명이 퇴사했는데, 이달에 4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또 다른 10여명이 사직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 대부분 다른 지역 파견직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정부가 책상에 앉아 정책을 내놓고 있으니 이 모양”이라며 “인력을 증원한다든지 할 때는 현장 얘기를 듣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탈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으로, 대책을 다듬고 있다”며 “병원협회 등과 협의하며 간호사들 임금이 인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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