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호(민주당·수원4·사진) 경기도의원이 출산 휴가를 사용한다. 남성 의원으로는 두 번째로 도의회가 남성 육아 휴직 장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7일 도의회에 따르면 황 의원은 지난 24일 출산 휴가를 신청했다. 이날 둘째가 태어나면서 두 아이의 아빠가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의원들은 일과 가정 균형 및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출산 휴가 사용 등에 제한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5월 '도의회 회의규칙 일부 개정 규칙안'이 공포 및 시행되면서 남성 의원도 배우자가 출산했을 시 10일 범위에서 출산 휴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임신 중인 여성 의원 역시 출산 전후로 90일의 출산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출산 휴가를 신청한 황 의원은 “첫째 아이가 태어날 무렵 지방의원 선거를 준비하느라 아내의 산후조리를 제대로 도와주지 못했다. 그 당시를 생각하면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도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장현국 의장에게 청가서를 제출했고 출산 휴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세대에게 육아는 더 이상 여성의 몫이 아닌 부부 공동의 몫이다.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 육아 휴직 통계'를 살펴보면 전국 남성의 육아 휴직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육아 휴직을 사용한 남성은 3만1665명으로 전체 휴직자 중 19.9%를 차지했다. 여성은 12만7488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과 비교했을 때 남성은 16.1배, 여성은 1.8배 증가한 수준이다.

이처럼 남성 육아 휴직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증가세를 보이는 건 사실이나, 일부 직장에선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육아 휴직을 선뜻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황 의원은 “인구 절벽시대에 놓인 우리나라가 출산과 육아, 돌봄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풀어나가지 않으면 미래세대 성장동력 상실로 국가 경쟁력에서 큰 타격을 볼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 해결방안으로 부부 공동육아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 및 제도 개선을 위해 도의원으로서 깊이 고민하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정현(민주당·고양3) 도의원은 이달 초 남성 의원 최초로 출산 휴가를 사용했다. 당시 신 의원은 “남성의 출산 휴가는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낯설고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에서 남성 의원이 당당하게 출산 휴가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남성성의 적극적인 참여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고 본다. 이에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