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조두순 집 앞을 드나드는 유튜버들이 있다고 한다. 전과 같이 수십명이 죽치는 정도는 아니지만, 조두순이 출소한지 10일된 점을 감안하면 스토커 수준이다. 유트버들이 그동안 보여준 행태는 엽기적이다.

조두순 집 뒤편 난간이나 이웃 건물 옥상에 올라가 촬영한 것은 비교적 점잖은 편이다. 오토바이_자동차 경적을 울리거나 음악을 틀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춤을 추는 유튜버들도 있었다. 경찰이 제지하면 “국민들의 알권리를 막느냐”며 오히려 큰소리쳤다.

촬영할 소재가 떨어지면 다른 유튜브의 행위를 찍고, 서로 “조회수를 늘려 달라”며 동지애를 발휘했다. 한 유튜버는 '조두순 팔이'로 하루에 1000만원을 벌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를 쓰고 조두순 집으로 몰려든 이유가 있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업 유튜버들의 월 평균 수입은 560만원이다. 국세청이 지난해 9월 유튜버에 대한 업종코드를 신설한 후 처음 공개된 것이다.

압권은 '짜장면 먹방 사건'이다. 한 유튜버는 짜장면 두 그릇을 주문한 뒤 한 그릇은 조두순 집으로 배달시켰다. 그는 짜장면을 먹으면서 배달원이 조두순에게 음식을 전달하지 못해 당황해 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다른 유튜버는 “그런 것까지 촬영하느냐”며 시비를 걸다 폭행을 가했다.

주민들 사이에 “조두순보다 유튜버가 더 무섭다”는 말이 나왔다. 단식을 하는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폭식 투쟁을 했던 '일베' 회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찰은 조두순이 탄 호송차 위로 올라가 발로 차 부순 유튜버 '왕자'에 대해 공용물 손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해 22일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다.

유튜버들의 '선 넘은 행동'으로 인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음식을 냉정하게 평가해 인기를 모은 유튜버 '하얀트리'는 한 간장게장 무한리필 식당의 재료 재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새로 리필된 간장게장에서 밥풀이 나왔기에 영상은 설득력 있어 보였다. 하지만 이는 하얀트리 본인의 밥풀이었다. 하얀트리는 영상을 삭제했지만 식당의 피해는 컸다.

유튜버 송대익은 피자_치킨 브랜드에서 피자와 치킨을 시켰는데 배달원이 음식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는 피자 조각이 부족하고 치킨 껍질이 벗겨져 있었으나 조작으로 드러났다. 송대익은 사과하고 영상을 삭제했다.

유튜버들은 기성 언론 못지않은 파급력을 갖고 있지만 검증_심의하는 시스템이 없어 허위정보, 자극적인 정보를 쏟아내 물의를 빚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때문에 사회적 규제 강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유튜버 과잉행위 방지법'이라도 생겨나야 할 판이다.

/김학준 논설위원 k1234@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