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꿈으로 이어지다가 전쟁터에서 삶이 폭발되듯이 유리처럼 깨져버리고 만다 그리고 지우개를 들고 있는 염라대왕은 꿈이 가득한 삶 하나를 서둘러 지우려고 부릅뜨고 있다 팔자는 다만 핑계일 뿐이다 꿈들이 삶을 죽이는 것이다 그리하여 꿈은 살인자가 되고 그런 꿈을 나도 한국에서 꾸고 있다 -수레스싱 썸바항페의 <꿈> 일부 한국에서 일하는 네팔 이주노동자들의 시를 묶은 시집이 발간됐다. 출판사 삶창이 펴낸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에 이주노동자 25명이 시를 썼다. 지금가지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는 한국의 활동가들에 의해 대신 전해지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들이 직접 자신의 내면과 삶을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의외지만 그걸 시로 표현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한국에서의 노동자 생활에 대한 단순한 고발이나 항의를 넘어서 고된 노동에 대한 생각과 감정이 전체적인 시의 기조이지만 여기서 네팔 이주노동자들의 공통된 정서를 간파할 수 있었다. 바로 죽음이다. 이들은 노동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의식하고 있었고 이 두려움을 시적 표현으로 토해낸다. 하루는 삶에 너무도 지쳐서 내가 말했어요 사장님, 당신은 내 굶주림과 결핍을 해결해주셨어요 당신에게 감사드려요 이제는 나를 죽게 해주세요 사장님이 말씀하셨어요 알았어 오늘은 일이 너무 많으니 내일 죽으렴 -러메스 사연의 <고용> 일부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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