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섬기는 효의 사상은 홍익인간의 이념과도 직결된다. 그러나 지금의 사회는 산업사회로 전환되면서 물질적인 생활수준은 향상되었으나 윤리와 도덕의 상실로 인해 도덕과 효사상의 규범을 재정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그런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학생들에게 부모에게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키 위해 교육당국이 도입한 효도방학제도가 오히려 부모를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는 보도이고 보면 우려치 않을 수 없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약 80%의 초등학교가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을 전후해 1~6일 동안의 효도방학을 사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학교도 1~3일 효도방학을 사용중이나 그 수는 많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효도방학중에 학생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소한 문제로 학부모와 학생간 마찰을 빚는 사례가 빈발, 효도방학이 가정 불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니 효도방학 사용 취지에 어긋난 것이 아닌가 보는 것이다.
 자녀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가정은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한울타리안에서 생활하고 부모가 함께 사는 집안이라 할수있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핵가족화가 맞물리면서 고전적 의미의 가정을 단숨에 잃어버려 안타깝다. 하지만 요즘은 어버이날을 맞아도 많은 어버이들이 꽃을 받기는커녕 저쪽 한편에 외롭게 서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각급 학교에서 사용중인 효도방학에 큰 기대를 가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학교에서 효체험학습 명분으로 내준 과제 대부분이 `부모 직장 체험하기"" `친척집 방문하기""여서 일용직이나 노동근로자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을 겪는 등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도방학은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을 존경하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데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제가 부모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면 개선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본다. 학교측에서는 과제를 쉽게 생각할 수 있겠으나 부모들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면 효도방학이 어린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교사들을 위한 것 같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따라서 학교는 효도방학에 대한 과제선정에 좀더 신중을 기해주길 바란다. 효도방학으로 점심을 거르고 있는 영세가정 학생도 생각해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