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같은 인천영화국제관광고
작년 외국어·관광·조리교육 등 향상위해 학과 개편
학생 실습·체험공간 다양 … 수업 후엔 교직원 쉼터로

학생 중심 미래교실 조성 온힘
올해 169억 투입 … 학교 97곳 '공간혁신 사업' 추진
항공·바이오 등 시대맞춤 직업계고 재구조화 계획도
▲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인천 동구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식음료서비스실무실을 둘러 보고 있다./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인천 동구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를 찾아 화상 수업 현장을 보고 있다./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네모난 교실과 흰색 분필, 칙칙한 색의 의자들.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 모습은 이렇다. 인천을 떠나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인천 학교의 모습이 달라졌다. 마카롱 모양의 둥근 의자, 끝이 보이지 않는 높은 천장, 형형색색의 미끄럼틀, 커피 향 나는 카페 등 오늘날 교실은 과거 우리가 바랐던 미래 교실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래교실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 공간이 아이를 바꾼다는 기치 아래 학습공간을 유연하면서 혁신적인 공간으로 재구조화하고 있다. 누구나 가고 싶은 교실은 학생들을 설레게 했다.

 

▲설레는 등굣길

“여기 학교 맞아?”

직접 찾은 인천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는 마치 호텔을 방불케 했다. 기존 학교는 네모난 교실과 칙칙한 복도 색으로 뒤덮였다면 영화국제관광고는 세련된 카페부터 화사한 실습장까지 갖추고 있어 호텔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곳 같았다.

특성화고인 영화국제관광고는 지난해 교육부의 직업계고 재구조화 사업에 선정되면서 정형화된 학교 모습을 벗어 던졌다. 영화국제관광고는 직업계고 재구조화 사업을 통해 학과도 개편하고, 14억5000만원의 비용을 투입해 학생들이 직접 실습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실용적인 공간도 만들었다. 기존 관광경영과와 금융서비스과, 외식조리과에서 호텔경영과와 관광외국어과, 외식조리과로 학과를 개편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영화국제관광고에서 학교 공간혁신사업 간담회를 열었다.

학교를 둘러보니 아침 등굣길을 설레게 하는 눈에 띄는 시설이 많았다. 회의실과 커뮤니티 공간, 진로지원센터, 식음료서비스실무실 등이 있다. 커뮤니티 공간은 수업 시간 때 학생들의 스터디 카페로 활용되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교직원의 쉼터로 쓰인다.

특히 식음료서비스실무실에는 바리스타 체험을 위한 로스팅 기계 등 최신식 기계들이 마련돼 있다. 바리스타를 꿈꾸는 학생들은 이 공간에서 원두 블랜딩 배우기 등을 하고, 실습실에서는 조리 및 제과·제빵 전공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한 실습 위주 수업이 진행된다.

또 다른 교실에서는 관광외국어과 학생들이 외국인 교사와 화상 수업을 하며 즐겁게 외국어 실력을 키우고 있었다.

이현준 영화국제관광고 교장은 “외국어 교육과 관광, 조리 교육의 차별화와 전문성을 더 높이기 위해 교명 변경과 함께 학과를 재구조화했다”며 “모든 실습장을 최첨단으로 재정비해 영화국제관광고를 졸업하면 지속적인 성장과 행복하게 일하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위한 학교 공간

인천시교육청이 학생 중심의 미래 교실을 조성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25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예산 169억원으로 학교 97곳에 미래 교실을 조성할 계획이다. 미래 교실은 학교 공간혁신사업으로 단순히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개선하는 시설 사업이 아닌 미래를 위한 학교 공간을 조성하고, 학교에 대한 생각을 바꾸며 교육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또 오는 2022~2024 새로 신설되는 학교 21곳에서도 학생자치실, 커뮤니티실 등의 공간 조성을 통해 학생들이 학습과 놀이 및 휴식 등 균형 잡힌 삶의 공간으로써 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한다.

특히 공간 혁신 사업과 함께 직업계고 재구조화도 함께 추진해 시대에 맞는 학교들로 탈바꿈한다.

작년과 올해 9개 학교의 학과를 개편했고, 내년까지 학교 4곳의 교명을 바뀐 학사 과정에 맞게 변경할 예정이다.

앞으로 항공과 바이오, 차세대 네트워크(5G) 등 시대변화에 맞는 직업계고 재구조화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도성훈 교육감은 “학교가 가진 의미가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쉼도 있고 친구들과 소통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공간으로서 변해야 한다”며 “특히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바라는 교실의 모습을 끌어내고, 직접 설계에 반영하는 과정은 민주시민 교육으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