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수문 등 최신식 장비 없어 취약
경기도를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해 도내 저수지 둑이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물폭탄에 취약한 50년 이상 노후 저수지가 도내 전체 저수지 중 72%에 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3일 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도내 저수지는 이천의 산양저수지와 안성 해대기저수지 등 2곳이다.
앞서 산양저수지(면적 1만7490㎡)는 지난 2일 둑이 붕괴되면서 산양천이 범람, 이로 인해 마을 전체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농작물 피해는 물론 수 십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침수 피해가 뒤따랐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안성도 해대기저수지(주천저수지)의 둑 50㎡ 가량이 침하해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연이은 도내 저수지 둑 붕괴로 저수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천시는 이날 오후1시42분쯤 본죽 저수지가 붕괴된다며 대피하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하지만 확인결과 본죽 저수지 인근 농업용 관로가 터진 것으로 확인돼 인근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도 했다.
앞서 도는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예상되자 저수지 수위를 조절하는 등의 작업으로 혹시 모를 안전사고 대비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도내 저수지 337곳 중 50년 이상 저수지가 246곳(72%)이나 있다는 데 있다.
오래된 저수지 같은 경우 시설이 노후화했을 뿐 아니라 자동으로 수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등의 최신식 장비가 없어 집중호우시 다양한 어려움을 안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이날 포천에선 중리저수지 관리인이 수문을 열기 위해 배를 타고 나갔다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노후 저수지가 특히나 집중호우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사건·사고가 발생한 저수지도 각각 66년(산양저수지), 45년(해대기저수지) 등 노후 저수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분기마다(연 4회) 도내 저수지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고 '저수지 붕괴 현장 조치 지침'에 따라 집중호우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날까지 피해를 본 저수지 역시 지난 1~2분기 점검에서 특별한 안전 문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도 관계자는 “저수지 관리는 해당 시·군이 주체적으로 하고 도는 총괄하는 입장”이라며 “점검은 꾸준히 하고 있지만 크기도 각각 다른 오래된 저수지를 모두 최신화하기엔 예산 문제 등이 있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후 저수지의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 더는 이 같은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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