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그라운드 안팎 악재 잇따라
2군 선수간 체벌·음주·무면허운전
구단, 자체징계로 무마하려다 들통

부상자 속출 … 순위도 9위까지 추락
20년전 팀 역대 최저승률 경신 우려
▲ 지난 6월25일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에서 패배한 후 더그아웃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SK 와이번스 선수단. /연합뉴스

 

▲ 창단 20주년을 맞은 SK 와이번스가 하위권 성적과 각종 논란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비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연합뉴스

 

올 해 창단 20주년을 맞은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악재가 터지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SK는 최근 중징계가 불가피한 선수들의 일탈 행위를 내부 문제로 처리하려다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화를 자초했다.

SK는 지난 5월 2군 선수단 내부에서 '선수 간 체벌'과 '음주·무면허 운전' 등 불법행위 등이 발생한 것을 6월 초 확인하고 구단에서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일부 신인급 선수들이 상습적으로 숙소에 지각 복귀하고, 무단 외출 등의 행위를 하자 선배 선수들(2명)이 이들을 대상으로 기합을 주고 허벅지를 차는 등 구타를 했다.

훈계 목적일지라도 체벌은 구단 내규 상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이 되지 않는 사안이라 구단은 선배 선수 2명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강력한 주의를 줬다.

또 추가 조사 과정에서 경찰에는 적발되지 않았지만, 무단 외출 후 복귀 과정에서 2명의 선수가 각각 음주 및 무면허 운전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구단은 사안의 위중함을 고려해 두 선수에게 구단 및 선수단 규정에서 가장 무거운 처벌인 제재금을 부과했다. 이어 구단은 이들에게 성찰의 기회를 주고자 6월16일부터 7월4일까지 3주간 템플스테이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SK는 이를 자체 징계로만 처리했다. 각 구단은 이처럼 구성원의 품위손상행위가 발생했을 때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즉각 신고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행위가 외부에 알려졌다. 선수 지인이 SNS 계정을 통해 이를 공개한 것이다.

이후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SK는 15일 해당 사건을 공개하고 사과했다.

그라운드 안에서도 SK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10연패를 기록하는 등 첫 12경기에서 1승 11패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이후에도 주요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이어졌다. 게다가 염경엽 감독이 성적 스트레스로 쓰러져 입원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SK는 60경기를 치른 14일 현재 19승 41패 승률 0.317을 기록하며 9위에 머물러있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9년 정규시즌 승률 공동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나락에 떨어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태라면 SK는 창단 첫해인 2000년에 기록했던 역대 최저 승률(0.338)보다 더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SK가 3할대 승률을 기록한 적은 이 때 단 한번 뿐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