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뭄 걱정을 해갈시켜준 반가운 단비만큼이나 푸근한 사연이 전원도시 오산의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오산시 궐동 55의 2 소재 오산침례교회(목사·고명진)가 IMF 외환위기에 따른 심각한 경제난과 가족윤리가 사라지면서 자식들로부터 버림과 외면을 받아 낯선 거리로 내몰리는 노인들을 위해 지난 96년부터 펼쳐오고 있는 경로급식사업.
 7년여째 한결같이 이어지고 있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 교회 관계자들의 정성을 다하는 태도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격려를 받고 있다.
 고명진 목사는 “극심한 생활고로 점차 커지고 있는 실직자들의 어려움을 따뜻한 사랑과 관심으로 함께 이겨내자는 취지에서 급식사업을 펼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주 5차례에 걸쳐 실시되는 무료급식에는 하루 평균 100여명의 노인들이 찾아와 끼니를 해결함은 물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신적, 정서적 안정을 얻고 있다.
 또 이 사업에 참여하는 교회 봉사자들도 마치 친부모를 대하듯 모든 정성을 다해 헌신적인 노력으로 노인들을 보살펴 주변으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
 교회는 이와 함께 노인들에게 새로운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노인들 스스로 당당함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로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0여명이 참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경로대학은 매주 토요일 오산시 전체 노인들을 대상으로 열리며 매년 2차례 함께 관광도 다녀온다.
 교회측은 대학에 취미교실, 건강교실 등의 과정을 개설해 노인들이 자기 적성에 맞는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했으며 작은 정성으로 전달하는 용돈 또한 언제나 신권으로 마련한다.
 수청동에 사는 한기순 할머니(73)는 “경로대학에 다니는 동안 평생 처음 제주도를 갔다왔다”며 “김장철이면 1천여포기의 김치를 담가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전달하는 등 교회측의 무한한 사랑과 세심한 배려에 종교를 떠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불우이웃들을 위한 교회의 봉사활동은 끝이 없다.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 노인들에게 매일 손수 만든 90여개의 도시락을 전달하는가 하면 어려운 소년소녀들에 장학금으로 매년 6백만원씩을 지원해오고 있다.
 또 깨끗한 거리분위기 조성을 위한 환경캠페인도 벌이고 노인, 소년소녀가장 등과의 벽을 낮추기 위해 수시로 야유회나 다과회 등의 행사를 갖고 있다.
〈오산=공병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