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e음 대행사 현금성 자산
1년 만에 1500억 뛰었지만
회계감사서 문제점 지적돼
상폐 위기 `롤러코스터' 행보
시 “당장 회사 무너지지 않아”

인천시민이 2조원 넘게 충전하고 결제한 지역화폐 `인천이(e)음' 이용 금액은 모두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 통장을 거쳐갔다. 대행사의 현금성 자산은 1년 만에 1500억여원이나 치솟았다. 만성 적자였던 대행사는 지역화폐 시장 확대로 매출액이 급등했다가 주식 거래가 정지되며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일 인천시 자료를 보면 인천이음 결제액은 총 2조655억원(지난달 10일 기준)에 이른다. 최근 100만을 돌파한 가입자가 인천이음 카드에 2조원 넘는 금액을 충전하고, 소비했다는 얘기다. 전국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가운데 발행 실적으로 최대 규모다.

유례없는 인천 지역화폐 시장 확대는 불과 2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시는 지난 2018년 4월30일 코나아이와 전국 최초 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 시행 협약을 맺었다. `인처너카드'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던 시범사업은 박남춘 인천시장 취임 직후인 그해 7월31일 발행 기념행사로 본궤도에 올랐다.

인천이음으로 옷을 갈아입고 10%에 달하는 캐시백 혜택이 알려지면서 가입자와 이용 금액은 폭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결제액만 1조5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런 호황은 경기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코나아이의 카드형 지역화폐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2조원을 넘어선 시민 재산은 코나아이의 계좌로 향했다. 그동안 시는 발행 실적만 집중적으로 홍보했을 뿐 민간 업체가 입출금까지 관리하는 충전금 계좌의 자금 흐름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인천이음 사업이 진행된 전후로 코나아이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코나아이 당기순손실액은 2017년 380억원, 2018년 490억원, 지난해 19억원이었다. 다만 지역화폐 시장이 커진 지난해 코나아이 경영 실적은 숫자상 호전됐다. 2018년 899억원이었던 매출액도 지난해 1244억원으로 뛰었다.

특히 현금성 자산은 2018년 172억원에서 지난해 1743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공시된 코나아이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가운데 대부분인 1644억원은 보통예금이었다. 지역화폐 충전금이 코나아이 자산 증대로 이어졌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화폐 시장에서 독보적인 업체로 자리매김한 코나아이는 지난 3월 회계 감사 문제로 코스닥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1년간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지만 재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하면 상장 폐지되는 상황에 처했다.

시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회계상 서류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 기업 신용도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주식 거래가 정지돼도 당장 회사가 무너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순민·김은희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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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액 2조 돌파한 인천e음...계좌운용은 `아무도 모른다' 인천 지역화폐인 `인천이(e)음' 결제액이 2조원을 돌파하는 동안 시민이 충전한 돈은 민간 대행사 계좌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 재산을 회계 문제로 주식 거래까지 정지된 업체가 입출금부터 도맡아 관리하는데도 자금 흐름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코로나19 정책 지원금마저 몰리는 지역화폐 운영의 투명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관련기사 3면 : 코나아이 '인천e음' 맡길 만한가인천시는 인천이음 충전금(선수금) 계좌가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 명의로 개설돼 입출금 등을 대행사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6일 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