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후보 선대본부장에 임명
민주당·지역서 공정성문제 제기
나상호 회장 "얼떨결에 …" 억울
▲ 나상호 고양시체육회장이 3월7일 이용우 선거캠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임명된 후 이 후보 등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첫 번째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 세 번째 나상호 체육회장, 다섯 번째 이용우 후보. /사진제공=독자

4·15총선을 앞두고 나상호 민선 고양시체육회장이 이용우(더불어민주당·고양시 정) 국회의원 후보의 선거캠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임명돼 '정치 중립성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지자체장이 겸직하던 체육회장을 민간에 개방해 정치색을 없앤다는 '민선체육회장'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나상호 체육회장은 지난 3월7일 고양 이용우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선거대책본부장 임명장을 이 후보로부터 받았다.

이날 나 회장을 비롯해 이윤승 고양시의장 등 8명도 선대본부장으로 위촉됐다. 이들은 임명장을 받은 후 이용우 후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를 놓고 민주당 내부와 지역에서는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다.

고양시체육회는 54개 단체가 속해 있고, 회원만 10만명에 달한다. 즉 나상호 체육회장이 이용우 국회의원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에 위촉되면서 회원 모두가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칠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대한체육회는 체육회장 등의 정치 중립 위반을 규정 등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헌장 제50조 2항은 '어떠한 형태의 시위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정관 제2조에도 IOC 헌장을 준수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또 '정치적, 법적, 종교적 또는 경제적 압력을 비롯한 어떠한 압력에도 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경기도체육회에서도 나 체육회장이 정치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IOC와 대한체육회의 정관 등을 어긴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판단을 위해 대한체육회에 질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나상호 체육회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나 회장은 "이용우 선거캠프에 있는 지인이 불러 사무소에 갔는데 갑자기 임명장을 줬다"며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도 임명장을 줘 당황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얼떨결에 받았다. 지인에게 선거본부장 명단에서 내 이름을 빼 달라고 했다"며 "지인도 미안하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용우 후보측 관계자는 "당시 사무소에 나상호 회장을 비롯해 여러 명이 있었는데 선거를 도와달라는 의미로 임명장을 줬다. 선거법 위반은 아니다"며 "이후 나 회장이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해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김현아 미래통합당 후보측 관계자는 "106만 고양시 체육인 수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치로부터 자유롭자고 출발한 민선체육회 설립과 정면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정치적 중립'을 위해 2018년 12월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됐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이 금지됐다. 그동안 체육회장은 대부분 지자체장이 당연직으로 맡아 왔다.

/김재영·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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