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전통시장 22개 중 팔달구에만 무려 14개
4년 만에 전·현직 국회의원 리턴매치가 성사된 수원병 지역구는 '수성'과 '탈환'을 두고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재선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후보와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미래통합당 김용남 후보다.

앞서 5선을 한 남경필 전 경기지사를 끝으로 맹주가 사라진 수원병 지역구는 이후 선거마다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남 전 경기지사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2014년 재보궐 선거에선 '다윗'이라 불리던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김용남 후보가 '골리앗'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를 꺾는 저력을 보였다.
심지어 20대 총선에선 지역구 설치 이래 처음으로 진보진영이 보수진영을 이기는 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이변의 주인공은 김영진 후보다. 그는 21대 총선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어 보수색이 짙은 지역구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이에 맞서는 또 다른 이변의 주인공 김용남 후보는 앞선 패배를 설욕하고 보수 텃밭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 총선에서 일대일 구도였던 선거구도가 다자간 구도로 바뀌면서 이 지역은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외에도 정의당 박예휘 후보와 민중당 임미숙 후보 등도 완주를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옅어진 보수색'과 '진보진영 표 나뉨' 중 더 큰 변수는

원도심에 속하는 수원병 지역구는 수원 내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보수진영 출신 故남평우·남경필 부자가 14대부터 19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하며 보수 성향이 강하단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김영진 후보가 4만7495표를 획득하며 4만562표를 얻은 김용남 후보를 따돌리는 '반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당시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 민심이 높아 변화의 목소리가 나온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보수색도 옅어졌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일각에선 예전과 비교해 주변 상권이 크게 개발됐고 젊은층도 늘어나면서 조금씩 진보진영이 힘을 얻고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다만 진보정당도 골머리를 앓는 부분은 있다. 지난 대결에서 김영진 후보와 김용남 후보의 표 차이는 6933표였다. 작은 표 차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압도할 정도의 큰 차이도 아니다.
게다가 지난 총선은 일대일 매치였다는 점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그러나 올해는 정의당과 민중당 등도 총선에 뛰어들면서 진보진영 내 '표 나뉨'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역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이들의 활약상에 따라 선거판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과거 보수색이 매우 짙었던 수원병 지역구에 진보색이 조금씩 더해지고 있다"며 "만약 이번에도 진보진영이 승리한다면 보수 텃밭이란 인식은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변수는 진보진영 내 표 나뉨으로 만약 5000표 이상 갈린다면 결과도 뒤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통시장 상인 표심의 향배

수원병 지역구에 속한 팔달구는 수원 내 전통시장 22개 중 무려 14개가 위치한 곳이다. 이에 전통시장 상인 민심을 잡는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역 경제가 마비된 만큼 상인들을 달랠 수 있는 공약을 하나둘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후보는 '을'이라 불리는 소상공인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미래통합당 김용남 후보는 낙후된 팔달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경제 정책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경제 부활을 강조하는 그는 "시장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계획을 세워놨다"며 "잘못된 정책으로 전통시장 상인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 박예휘 후보 역시 전통시장을 비롯해 집값과 부동산 문제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