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자유시장.

 
부천시가 7일 코로나 확진자 2명이 추가로 발생하자 화들짝 놀라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후 열흘 이상 추가 확진이 없었기에 시민마다 내심 '꺾임'을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 전 20대 여성(신천지 교인)의 확진이 확인된 소사본동은 더욱 충격적이다.

인근 지역은 직격탄을 맞은 듯 얼어붙었다. 휴일인데도 거리도 시장도 식당도 삭막하듯 조용하다.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식당에 모인 단골 동네 손님들도 걱정 어린 표정이다.

"A외과와 이비인후과, B약국이 뚫려 문을 닫았고 채소가게 시장, 사람이 다 끊겼대", "코로나19가 게릴라처럼 우리 옆에 침투하는 것 같아 불안해", "내일부터는 나오지 말고 집에서 꼼짝 말고 있어야 하겠어" 등 너도 나도 해법을 제시하지만, 자신이 없으니 표정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사정은 시장도 다르지 않아 1㎞쯤 떨어진 부천역 자유시장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주말인 전날엔 날씨도 풀려 모처럼 손님이 모여 한껏 기대를 했건만 오후에 확진자 발생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하루 새 손님이 뚝 끊겼다.

어제 꼬막과 키조개, 해삼, 멍게를 팔며 조금 재미를 본 해물가게, 명물 칼국수집, 떡집, 전집, 반찬가게 등등 모두가 불만이고 걱정이다.

한 상인은 "여기는 역세권이라 코로나19 사태에도 그럭저럭 사람은 모이는 곳인데, 어제 확진자 발생 이후 또 꺾어지는 듯해 답답하다"면서 "여기 상인들도 그렇고 그 어디를 가도 예외없이 80% 이상 매출이 깎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1㎞ 긴 상가를 지나 구름다리를 건너가니 역 광장 골목에 상가가 이어지고 그 속에 지난달 확진 환자가 찾았다는 극장이 보여 찾아봤다.

10개의 영화를 상영하는데 극장 로비에는 사람이 없다. 한 테이블에 4명이 앉아 있고 티켓 자동발매기에 중학생으로 보이는 2명이 표를 사고 있다. 발권 창구는 아예 폐쇄하고 옆에 있는 팝콘 가게를 찾으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오후 6시 이전은 50% 할인', '매주 화요일은 50% 할인' 등으로 고객을 유인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었다. 조명도 희미해 음산하기까지 했다.

부천역 광장도 한산하긴 마찬가지다. 광장 무대 주변에서 펼쳐졌던 젊은이들의 퍼포먼스가 사라졌고 인근의 벤치에 양지 끝에 앉아 일상의 여유를 즐기던 시민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인근 포장마차 주인은 "주말인 어제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었는데, 하룻 새 이렇게 변했다. 코로나 확진자 추가 발생 때문인 거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광장을 나와 다시 역으로 나오니 약국(365일 영업)이 보이는데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보인다. 조금 뒤 약국 직원이 나와 "오늘은 오후 4시에 판매한다"고 하니 모두 흩어졌다.

약국 관계자는 "마스크 판매가 큰일이 됐다. 주민등록 확인을 해야 하니 약 파는 일보다 마스크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라며 푸념 섞인 하소연을 했다.

 

/글·사진 부천=김진원 기자 kj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