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대구교회'를 진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신천지 신도들의 동선과 주변 접촉 등을 파악하는데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천지 탈퇴자들은 무서운 속도로 번지는 코로나 19 전염 사태를 잡으려면 신천지가 제공하는 정보를 넘어 이 단체가 전국적으로 매일 수집해 관리하는 '신도 출석 현황' 등 내부 데이터를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복수의 신천지 탈퇴 신도들에 따르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 공식 명칭인 신천지는 과천 본부를 중심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 12개 지파를 두고 있다.

이 12개 지파는 예수의 열두 제자 이름을 딴 것이다. 코로나 19 확진 환자들이 무더기로 나온 대구교회는 '다대오 지파'에서 중심 교회 역할을 한다.

대구교회처럼 신천지 12지파에는 모두 중심 교회가 있고, 그 밑으로 지교회 역할을 하는 교회가 다수 달린 체계를 유지한다.

신천지는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신도들에게 예배를 보도록 가르치는데, 교회 출석은 신도의 매우 중요한 의무라고 한다.

신천지 신도가 교회 예배당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 방법은 '지문'과 휴대전화 '정보무늬(QR) 코드' 2가지 방식이다.

이런 출입 인증은 고스란히 지파 본부별 행정실 등지에 있는 서버에 기록되는 것으로 전 신도들은 증언했다.

모든 신도가 수요일과 일요일 교회에 출석해야 하는 의무가 있고, 나가지 않는 경우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강한 책망' 등 처벌을 받게 된다고 한다.

또 전도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상당 금액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의 철저한 내부 규율 때문에 명절 연휴 고향에 내려가더라도 근처 다른 지파에 소속된 교회에라도 가서 출석을 '인증'해야 하는 게 하나의 관례라고 전 신도들은 입을 모았다.

일부 신천지 신도가 때때로 소속 교회가 아닌 다른 지역 교회에 출석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엇갈린 동선은 보건당국이 신천지 신도들의 동선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부분이다.

전 신도들은 당국이 신천지 내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천지는 겉으로 드러난 지파별 본부·지교회 외에도 신도 확보 수단인 거리 포교와 무료 성경 공부, 보통의 개신교회에 잠입해 신도를 빼내는 일명 '추수꾼' 등 모든 활동 내용이 12지파별 중심 교회 서버로 취합이 된다고 전했다.

이들 활동 내용은 자세히 기록되기 때문에 당국이 이를 확보해야만 신천지 신도들은 물론 이들이 접촉한 사람이 누구인지, 동선은 어떻게 되는지를 정확히 알고서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전 신도들의 설명이다.

신천지 전문 구리이단상담소장인 신현욱 목사는 "본부 교회인 대구교회는 서무가 신도들의 출석 관리를 한다. 교회 내 모든 부서에서 출석 상황을 보고하기 때문에 전산 자료를 보면 다 나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중 390여명가량이 연락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신천지에서는 신도가 3시간만 연락이 끊겨도 난리가 난다"며 "이런 신도들은 가족이 신천지에 나가는 것을 모르는 경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신천지에서 약 20년간 있었다는 전 신도는 "지문인식과 휴대폰 큐아르 코드를 통해 모든 데이터가 정확하게 교회 안에 모인다. 그 사람들이 누구를 만나서 전도하는지 모두 데이터로 기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압수수색 영장이라도 받아서 반드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대처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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