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억 지원 이끈데 반해 99년 제작 노후선 보유에도 국비확보 사업 목록서 제외

내년 정부로부터 대체 병원선 건조 비용을 지원받는 전남·충남과 달리 인천시는 병원선 건조를 후순위로 미뤄두고 있다. '인천531호'는 건조된 지 20년이 넘어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선이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전남과 충남에 병원선 2척을 신규 건조하는 설계용역비 8억원을 지원한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기준 전국 병원선은 모두 5척이다. 인천·경남·충남이 1척씩, 전남이 2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병원선은 의료인들을 태우고 섬 곳곳을 찾아다니며 의료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인천531호도 내과·치과·한방 진료실 등을 갖추고, 지난해 연인원 2만3104명을 진료하며 섬을 오가고 있다.

병원선은 선박 노후화라는 공통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박 연한이 20년을 넘기면 연료 소모량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선체 수리, 유지 보수 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건조된 지 20년이 넘은 인천531호 수리비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9986만원을 들여 수리했으나 지난해에는 1억5000만원이, 올해는 2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었다. 내년에는 국비로 지원받은 2억원을 정기검사와 수리에 투입한다.

이번에 건조 비용을 지원받는 충남501호는 2001년, 전남511호와 전남512호는 각각 2000년과 2003년에 만들어졌다.

반면 1999년 6월 건조돼 전국 병원선 중 가장 오래된 인천531호는 대체 건조 논의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방선거 당시 공약으로 '옹진군 보건선 교체'를 내세웠으나, 당선 이후 '장기적 과제'로 전환해 사실상 임기 내 공약으로는 폐기 수순을 밟았다. 전남과 충남의 경우 김영록 전남지사와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속적으로 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 등을 방문하며 병원선 건조 비용 지원을 요청한 반면, 인천시는 내년 국비 확보를 위한 사업 목록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시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인천 병원선은 아직 사용연한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장기적 과제로 보고 옹진군과 협의해 신규 건조를 위한 국비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