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철수'로 사업 원점…내년 상반기까지 구체화
인천시가 내항 재개발의 마중물 사업인 '상상플랫폼'의 밑그림을 시민들과 다시 그리기로 했다. 민관 공론화 절차를 마련해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무원·전문가·시민 의견을 모아 상상플랫폼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직접 운영, 민간 공모 등 모든 방안을 포함해 원점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상플랫폼은 내항 8부두에 위치한 2만4000㎡ 부지의 곡물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시는 지난해 7월 공모를 거쳐 상상플랫폼 운영사업자로 'CJ CGV'를 선정해 영화관과 가상·증강현실 체험관, 창업시설 등을 갖춘 4층 규모 건물로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초 올해 상상플랫폼 건립 공사를 시작하고 내년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이달 초 CJ CGV가 사업에서 철수할 의사를 밝히며 좌초 위기에 놓였다.

상상플랫폼을 시작으로 해양수산부와 내항 재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려던 시의 계획도 틀어졌다. 지난 1월 시는 해양 문화, 복합 업무, 열린 주거, 혁신 산업, 관광·여가 등 5개 지구로 구성된 '내항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6개월여 만에 사업성 문제로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시민사회에서도 내항 재개발 계획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51개 시민·문화 단체'는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J CGV가 상상플랫폼 사업에서 철수한 것은 위기가 아닌 전화위복의 기회"라며 "인천시는 협치위원회를 꾸려 지역사회와 함께 상상플랫폼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재생콘텐츠과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상상플랫폼 세부 계획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문화예술 창작 공간 등을 비롯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