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청원 20만명 넘어서
"중학교 때부터 배우를 꿈꾸며 꾸준히 노력해왔는데…."

지난해 8월 강원도 철원에서 발생한 자주포 폭발 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이찬호(24)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소 수년간 매달 수백만원이 드는 화상치료가 필요하지만, 국방부의 모호한 치료비 지원 답변에 치료비 지원과 국가유공자 지정 청와대 청원은 20만명을 넘어섰다.

친형 이윤호 씨는 27일 "병원비 문제 때문에 전역을 미뤄왔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최근 전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고 직후부터 민간 병원에서 화상치료를 받아왔다.

군인 신분일 당시에는 치료비가 전액 지원됐다. 전역 이후에도 보훈병원이나 지정된 병원에서 일정기간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씨는 장기간 화상전문 치료가 필요하다. 군 규정상 전역 장병에 대한 6개월 이상 장기 화상전문 치료 규정은 없어 이씨는 지난 4월로 예정됐던 전역을 미뤄야 했다.

이윤호 씨는 "2년 이상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전역 이후 치료비 지원에 대해서 국방부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모호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몸의 55%에 화상을 입은 이씨는 사고 당시 폭발 충격으로 얼굴 부분에 심한 골절상까지 입었다.

수차례 사경을 헤매며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위중한 상태다.

친형의 도움으로 이씨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는 '대학교도 연극영화과 입학, 나날이 꿈이 현실화되어가고 있는 찰나 돌연 꿈 사망…장난치다가 혼자 사고 난 것도 아니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대가는 이뿐인가요?'라는 절규가 담겨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씨의 사연을 접하고 한 시민이 지난 18일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은 25일 기준 20만명을 넘어서 청와대 관계자의 답변을 받게 됐다.

청원자는 게시물을 통해 '자주포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장병을 치료해주시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해주십시오, 한 나라에 나라를 지키려다 죽거나 다친 군인보다 더 소중한 게 무엇이겠습니까'라며 상해 군인에 대한 보상을 촉구했다.

/의정부=강상준 기자 sjkang1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