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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한 '유품전시관과 추모기록관' 개관식이 18일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 광장에서 열렸다.

인권과 역사,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는 산실이 될 '기억과 기록'의 이 시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머무는 생활관 뒤편 공터 1300㎡에서 지난해 2월 착공한지 1년 9개월여 만에 건립됐다.

외부 조경 등 마무리공사를 마치는 내년 1월 정식 개관하면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다.

사업비 23억원은 국·도비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후원자들이 낸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나눔의 집 대표이사인 송월주 스님은 대독 인사말을 통해 "오늘 개관한 시설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 역사를 보여주는 기억과 기록의 전시관"이라며 "이 시설을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피해자들의 인권과 역사의 소중함을 올바르게 알리고 성노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라고 한다. 우리의 기념관이 아픈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기억할 수 있는 추모의 공간이 되고, 특히 미래세대 청소년에게 전시의 여성인권 문제에 대한 배움의 장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개관을 축하했다.

나비 필레이(남아프리카공화국) 전 유엔 인권 고등 법무관사무소 인권고등판무관은 "고통당한 성노예 피해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헌사는 미래세대가 그들을 존중하고 존경할 수 있도록 기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권의식을 가진 전 세계 사람들은 피해 여성들을 대신해 일본에 사죄와 배상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2층 한옥 형태로 설계된 이 시설은 유품전시관(430㎡)과 추모기록관(126㎡)으로 꾸며졌다.

1층 유품전시관은 기획 전시, 유품 및 유물 전시,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 전시 공간과 수장고 시설을 갖췄다.

개관 기획 전시작품으로 안무가 팝핀현준이 할머니들의 아픔과 이야기, 얼굴이 잊히지 않기를 바라며 그린 초상화 10점(각 112X145㎝)이 걸렸다.

화폭에 담긴 할머니 모두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 옆으로는 피해자들이 그린 그림 20여 점과 나눔의 집을 거쳐 돌아가신 피해자 17명이 생전에 남긴 말씀을 정리한 자료와 유품을 전시해놓았다.

나눔의 집에 보관 중인 피해자들의 원본 그림 370여 점도 순차적으로 전시된다.

2층 추모기록관 중앙 벽면은 사회적 차별과 냉대를 극복하고 당당하게 일본의 전쟁범죄를 고발한 용기 있는 국내·외 피해자 명단과 사진으로 가득 채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05명(한국인 97명, 외국인 22명)의 사진을 벽 중앙에 전시하고, 양쪽에는 사진이 없는 사람들을 포함한 위안부 피해자 280명(한국인 242명, 외국인 38명)의 이름을 일일이 한글과 영문으로 적어 놓았다

피해자들의 핸드·풋 프린팅 작품 30여 점과 계명대 김은지 학생이 위안소 앞에서 폭행당하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모습을 그린 대형 그림 '위안부'도 이곳에 걸렸다.

한편 이날 개관식에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양기대 광명시장, 더불어민주당 소병훈·바른정당 박인순 국회의원, 피해자 가족과 유족, 자원봉사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유품전시관과 추모기록관 건립을 축하했다.

일본에서도 도쿄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WAM), 도쿄 신일본부인회 후쿠이본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향한 홋카이도 모임 등 관련 단체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국제연대위원회 서울대회(16∼17일)에 참가한 외국 관련 단체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광주=장은기 기자 50eunki@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