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 기능 꿈나무 '적극 채용' 나서야
▲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며 판금 작업 중인 인천기계공고 학생./사진제공=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어떤 이들에게 전국기능경기대회는 전부다.

대회 성적이 기업의 채용으로 이어져왔기에 인문계 학생들의 수학능력시험, 수능과 같이 전문계 학생들에게 기능대회는 전부이기도 하다.

기능경기대회는 고용노동부가 기술인 육성을 위해 1960년부터 주최하는 대회로 17개 시·도에서 4월 지방대회, 9월 전국대회, 격년 세계대회가 개최되며 참가선수의 80%가 학생이다.

'명품 기술인'으로 인정받은 대회 입상자들에게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러브콜이 쏟아진다.

최근 3년간 전국대회에서 10위권 안에는 거뜬히 진입했던 인천시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종합순위 11위에 머물렀다.

심지어 금메달이 하나도 없는 '노 골드(No gold)'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인천의 노 골드 성적은 2000년 대회 이후 15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다.

인천일보는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번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원인이 무엇인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올해 인천시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유난히도 저조한 성적을 냈다.

어긋난 지원과 기업의 외면 속에서 애초부터 높은 성적을 받아 온 것이 이상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는 5~12일 동안 서울공업고등학교 등 8개 경기장에서 진행된 제51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점수 510.5점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국가산업단지 두 곳과 300만 인구를 지닌 대도시는 대회 종료 후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특별상' 수상으로 성적 우수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밝혔다. '노 골드 수모'를 자축한 셈이다.

2013년 세계대회 MVP를 배출하기도 한 인천기계공고는 20일 대책회의를 열고 원인분석에 돌입했다.

학교는 부족한 예산, 형편없는 포상제도, 기업의 무관심 등을 원인으로 짚었다.


기능경기에는 지원기업 제도가 있다. 기술인을 육성하겠다는 국가정책에 따라 삼성 등 대기업과 지역의 굵직한 기업들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기능장려협약을 맺고, 기능대회 지원기업이 돼 장비를 대여해주거나, 재료를 지원하거나, 입상자를 채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회를 지원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보루네오가 2009년과 2012년 국제대회 입상자를 1명씩, 2015년 에몬스가 3명을 채용하며 기능대회 지원기업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두 기업의 대회 지원은 일회성으로 끝나버렸다.

인천의 효자 종목 자동차 정비 과목 선수들은 지역에서 아예 찬밥신세다.

한국GM은 'GM대우자동차 팔아주기 운동'을 했던 인천시민들은 뒤로한 채 기능대회 입상자를 단 한번도 채용하지 않았다.

한국GM 관계자는 "회사는 자체적인 채용 기준에 맞춰 채용을 하고 있기에 별도의 특별채용은 하지 않고 있으나 부평에 있는 기술직업훈련원을 통해 채용하는 등 지역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전국대회 자동차정비 부문 금메달을 입상한 인천기계공고 선수를 채용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마저도 군대를 다녀오면 채용하겠다는 구두상의 약속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제불황마저 학생들의 얼굴에 그림자를 몰고 왔다.

기능대회 입상자 채용이 많이 이뤄졌던 금형과 판금 종목에서는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올해 채용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천기계공고 기능대회 지도교사는 "공고 학생들은 3년 동안 이 대회만을 위해 주말과 방학에도 훈련을 한다"며 "국가의 기술 경쟁력 발전을 위해서는 이 학생들에 대한 기업과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