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마음의 고향 시민 고충 막아주는 든든한 우산 되고 싶어"

 


"스승의 은혜로 오게 된 인천은 저에게 꿈과 비전을 준 제2의 고향입니다."

지난 26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업무에 들어간 금융감독원 인천지원을 이끌 황인하(52) 초대 지원장은 언제나 인천을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 

황 지원장은 경기도 이천 출신으로 지난 1981년 제물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 응용통계학과를 나와 1992년 보험감독원에 입사했다. 

이후 감독원과 금감원이 통합되고 줄곧 보험분야에서 감독, 검사, 조사 관련 업무를 맡은 황 지원장은 이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를 받아왔다. 이천사람이 인천에는 무슨 일로 왔는지 황 지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천에서 인천으로, 스승의 은혜 덕

"인일여고 출신 음악선생님의 크신 사랑 덕분에 인천에서 공부하게 됐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 신장염을 앓아 중학교에 남들보다 1년 늦게 들어간 황 지원장은 몸이 아파 공부에 자신이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당시 음악을 맡은 이수영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황 지원장이 공부할 수 있도록 곁에서 늘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다. 자꾸만 싫다고 도망가는 그를 붙잡고 공부하라며, 할 수 있다며 응원해 주셨던 선생님은 황 지원장이 3학년이 되던 해 그를 교무실로 불렀다.

"인하야 공부 열심히 해서 인천연합고사에서 100등 안에 들어라. 그러면 선생님이 자전거 사줄게."

자전거를 사준다는 한마디에 그는 짐을 쌌다. 그렇게 선생님의 부모님과 여동생, 남동생이 사는 인천 부평 십정동 집으로 들어가 제물포고에 입학했다. 결국 연합고사 100등에는 못 들었지만 고등학교 입학 후 점점 좋은 성적을 거뒀고, 중앙대학교를 나와 금감원에 입사해 서울에서 삶을 꾸렸다.

인천과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신학용 국회의원 발의로 금감원 직원들이 실장급 승진 시 다른 시·도에 금융정책 자문관으로 1년 정도 파견을 가는 관례가 생겼다. 동기들에 비해 승진이 빨랐던 황 지원장은 지난해 실장으로 승진하며 인천시 금융정책 자문관으로 오게 됐다.

다시 오게 될 줄 꿈에도 생각 못한 인천에서 그는 인천시 경제정책과에서 한해를 보냈다. 금융정책 자문을 하며 그는 직원들이 그를 친형제처럼 대해줬다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황 지원장은 한번은 족구대회에 참여했다가 오른쪽 장딴지 근육이 파열되기도 했다며 추억을 곱씹었다.

인천시민의 우산이 될 것

이번 금감원 인천지원 문을 열며 황 지원장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민원을 대폭 줄이는 것, 둘째 민원 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이다.

지난해 인천지역 금융민원 발생건수는 총 4098건으로 다른 광역시 평균 2306(부산 3381, 대구 2107, 대전 1889, 광주 1846)건에 비해 유달리 많다.

하지만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금감원 지원이 없어 인천지역 금융 소비자가 차별을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인천지원은 먼저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회사가 민원 원인이 발생하지 않게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는 금융사 소비자 보호센터 인원을 대폭 늘려 소비자의 불만이 민원으로 커지지 않도록 돕고, 해결이 어려울 경우 인천시민들이 금감원에 전화하거나 방문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 방안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

또 인천지역에서 금융 관련 민원이 많은 이유를 정밀 분석해 싹을 자르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민원이 정식으로 접수되면 금융회사는 민원평가에서 불이익을 보기에 대응하기가 조심스럽다. 

특히 보험사기 등을 노리고 보험민원을 악용하는 부당 소비자에 대해서 금감원 인천지원이 중간에서 강하게 대응해 선량한 소비자를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황 지원장은 밝혔다.

황 지원장은 인천시 공무원 합창단 코러스판타지와 함께 인천지원 개원식에서 불렀던 노래 한 구절을 다시 읊었다.

"여유있게 걷게~ 친구~ 사람들의 말 들어보아요~"

황 지원장에게 학창시절 꿈과 비전을 준 도시 인천. 그곳에서 시작된 세번째 인생에서 그는 인천시민과 금융기관의 고충을 들어주고 내리는 비를 막아주는 든든한 우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 황인하 초대지원장은

·1964년 경기도 이천 출생
·1981년 제물포고등학교 졸업
·1988년 중앙대학교 응용통계학과 졸업
·1991년 중앙대학교 대학원 회계학과(경영학 석사) 졸업
·1992년 보험감독원 입사 
·2009~11년 금융감독원 손해보험검사국 검사팀장 
·2012년 금융감독원 생명보험검사국 상시 감시팀장
·2013년 금융감독원 보험영업검사실 기획팀장
·2014년 금융감독원 손해보험검사국 검사기획 부국장
·2015년 인천시청 금융정책자문관

/글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
/사진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