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빚탕감 프로젝트 시행 1년 만에 악성채무에 시달리던 저소득층 1072명을 구제했다.

7일 시에 따르면 빌린 돈을 장기 연체하자 금융기관이 그 채권을 손실 처리하고 대부업체에 원금의 1∼10% 가격에 넘기는 바람에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추심업체의 빚 독촉을 받게 하던 악성채권으로 이들이 떠안고 있던 채권은 106억3000만원 상당이었다.

이 가운데 533명은 최근 시청 광장에서 열린 '5번째 빚탕감 프로젝트 채권소각 행사'에서 시가 73억원 상당의 악성채권을 소각하면서 '새 빛'을 보게 됐다.

주빌리은행과 성남시기독교연합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이재명·유종일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과 제윤경 주빌리은행 이사, 이정원 성남시기독교연합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7월 성남시기독교연합 소속 교회 31곳이 기부한 1억10만원으로 사단법인 '희망살림'이 10년 이상 장기연체된 부실채권을 싼 가격에 사들이면서 마련된 행사다.

이날 구제된 사람은 앞으로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에서 파산 신청, 개인회생 등 구제절차를 밟게 된다.

시는 앞서 33억3000만원 상당의 악성채권을 소각해 539명을 구제했다.

추심업체, 종교계, 기업체, 시 산하기관 등 각계각층 시민 성금과 채권 기부가 힘이 됐다.

시는 지난해 9월 빚탕감 프로젝트 출범식 당일 10년 이상 장기연체된 부실채권 26억원어치를 소각해 171명을 구제하는 첫 성과를 냈다.

성남판 빚탕감 프로젝트는 주빌리은행 설립의 기반이 돼 범사회 연대 모금 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주빌리은행은 금융기관에서 부실채권을 싸게 사들여 채무자가 원금의 7%만 갚으면 빚을 탕감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재명 시장은 "서민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것이 빚인데 '좀비' 채권을 싼 가격에 사서 없애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적은 금액으로 많은 사람의 빚을 청산하는 '오병이어'의 기적 아니겠냐"고 말했다.


/성남=허찬회 기자  hurch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