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591㎢)·화성(851㎢)·이천시(461㎢)가 말산업 특구로 공동 지정됐다. 앞으로 2년간 말산업 발전을 위한 국비 50억여원을 지원받아 승마시설 등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해 제주도에 이어 올해 경북과 경기를 지정한 것이다.

경기도가 전체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게 용인시는 엘리트와 생활승마를, 화성시는 레저·관광을, 이천시는 말 생산·유소년 육성을 맡는다고 한다.
말산업은 말의 육성은 물론 관광·레저·재활이나 말고기·마유 생산 등 말과 관련된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것을 뜻한다.

경기도는 승마장 25곳(25%)과 승마인구 16만명(50%), 말 사육두수 4300여마리(17%)로 다른 지역보다 절대적 우위를 차지해 승마산업의 최적지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같은 조건은 정부가 경기도에 말산업 특구를 지정한 이유이긴하나, 말산업 성공을 위한 조건은 아닐 것이다.

선결조건은 승마인구의 증가다. 최근 승마장은 늘어도 승마인구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접근성 문제나 비싼 이용료를 든다. 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국민들이 심리적, 문화적으로 말과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말에서 떨어지면 어찌하나'하는 두려움을 느끼고, 생활문화로 받아들일 만큼 친밀하지 못하다. 귀족적 이미지를 벗어나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말고기를 식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우리 식문화의 벽이 높고, 마유의 경우도 동물성보다는 식물성을 선호하는 국민 정서를 넘어야 할 과제다.

승마인구의 정체는 말산업의 성장 둔화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만큼 정부나 경기도가 우선 해야 할 일은 말문화를 조성하는 일이다. 말을 주제로 하는 문화적 활동이 활발해지고, 말문화 콘텐츠(축제·예술·문화산업·교육·디지털콘텐츠·영상 등) 조성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다는 점이다.

도민들이 말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말문화를 재미있게 이해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예술활동 지원제도와 같은 마중물이 필요하다. 승마인구 없이 말산업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