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문화재연구원 발굴성과 발표
내전·외전지 130여칸 규모
초근접사진 고증자료 확보
▲ 1902년 당시 모습.
▲ 행궁지 터 뒤로 보이는 삼각산
▲ 위에서 내려다 본 발굴지 전경
▲ 램프 세트 출토물
100여년전 홍수와 산사태로 사라졌던 조선시대 북한산성 행궁이 그 전모를 드러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은 31일 사적 제479호인 고양 북한산성 행궁지에서 발굴조사 자문위원회의를 개최하고 행궁 내전지와 외전지에 대한 그 동안의 발굴 성과를 발표한다고 30일 밝혔다.

북한지(北漢誌) 등에 북한산성 행궁은 대략 130여칸에 이르는 규모였다고 전하고 있다.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로 문헌 기록의 내용을 수정ㆍ보완ㆍ검증할 수 있게 됐다. 이 중 외정전지의 경우, 중심건물은 마루와 좌우온돌방을 갖춘 28칸 규모(내전과 같다)이며, 그 중심축에는 월대·계단·어도·대문지가 일렬로 정렬해 있고, 좌우행각으로 둘러싸여 중심영역을 형성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그리고 아랫단 외대문지는 외정전의 중심축에 외대문이 정렬하고 주변으로 좌우 행랑이 둘러싼 형태인 것도 확인했다. 기록에 보이는 외전영역은 처음 축조당시 총 61칸에서 이후 총 74칸으로 변화하게 되는데, 행궁 보수와 수축 등 필요에 따라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로 북한산성 행궁이 1915년 7월 산사태로 훼손됐음을 확인했으며, 1912년에서 1915년까지 영국성공회의 여름피서지로 활용됐음을 확인해 주는 서양유물인 램프와 스토브 등이 출토됐다.

조사단은 이제까지 미공개 됐던 북한산성 행궁지 내정전의 초근접 사진을 최근 확보함에 따라, 원형복원을 위한 결정적인 고증자료을 얻었다.

북한산성 행궁에 대한 발굴은 정비와 복원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지난해 내전지의 조사와 올해의 외전지의 조사로 북한산성 행궁 복원을 위한 건축적·고고학적 자료가 확보됐다.

이에 북한산성 행궁 복원에는 큰 힘을 없게 됐다. 이와 함께 1910년대 행궁의 전체 모습이 사진으로 잘 남아있는 점, 이번에 새롭게 확보한 사진으로 건물의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난 점, 건물 기초의 원형이 고스란히 잘 보존돼 있는 점 등이 복원을 뒷받침해 주기 때문이다.

경기문화재단 북한산성 문화사업팀 관계자는 "이번 발굴을 통해 북한산성이 조선후기의 문화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역사공간으로 새롭게 인식될 것이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