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 공연 관람중 철제덮개 붕괴 16명 사망·11명 부상
도·성남시 대책본부 구성 … 警, 압수수색 등 수사 속도
세월호 참사 이후 6개월만에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공연을 관람하던 27명이 추락,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중경상을 당하는 대규모 안전사고가 또 발생했다.

지난 17일 오후 5시53분쯤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광장에서 관람객 27명이 주변 건물 지하주차장의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서 걸그룹 공연을 관람하던 중 덮개가 붕괴되면서 20여미터 아래로 추락했다.

붕괴된 환풍구는 지상에서 1.5m 높이로 내부 밑은 지하 4층 주차장으로 깊이가 20여m에 달하며 가로 5m, 세로 3m가량의 바둑판 모양의 철제 덮개 6개가 덮여 있는 상태였다.

관람객들이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을 지켜보기 위해 무대에서 15m 떨어진 환풍구 위로 올라갔다가 변을 당했으며 환풍구 주변에는 관람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이나 안전요원의 통제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출동한 소방구조대는 환풍구 위에서 로프를 내려 추락한 사람들을 구조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건물 지하 4층 주차장으로 내려간 뒤 환풍구와 연결하는 벽을 뚫고 진입해 구조에 나섰다. 이날 사고 부상자들은 분당 차병원 등 5곳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19일 오후 9시 현재까지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이날 오후 성남시 분당구청에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사고수습에 나섰다.

독일 방문 중 남은 일정을 중단한 채 급히 귀국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18일 오후 3시 25분쯤 사고대책본부에 도착해 "경기도에서 일어나는 안전 사고의 최종 책임은 도지사인 저에게 있다"며 "유족들의 장례절차와 부상자들의 치료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고대책본부는 18일 희생자 16명의 유가족측과 첫 회의를 열어 근무시간 중이었던 희생자 등에 대해 산재 적용이 가능한지 법률 검토 등 6개항에 잠정 합의했다. 또, 경기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유족들이 타 지역으로 빈소를 옮길 경우, 도와 시가 타 시·도와 협의해 장례비와 치료비를 지급 보증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도와 시는 대한변협 등이 참여하는 법률지원팀을 가동하기로 했다.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는 대다수 유가족들이 반대함에 따라 차리지 않기로 했다.

여·야 정치권도 사고현장을 잇따라 방문해 사고수습과 피해지원에 나서는 한편 유사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철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17일 오후부터 공연관계자를 불러 밤샘조사를 벌인데 이어 사고현장에 대한 감식을 진행했다. 19일에는 행사 주관사인 이데일리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남=허찬회·이상우 기자 hurch01@incheonilbo.com


◆ 사망자 (16명)
△용인강남병원=윤철(35)
△삼성서울병원=홍석범(29) △분당서울대병원=방극찬(40)·김성대(40)·조대희(35)·윤병환(49)·최영철(42)
△분당 제생병원=정연태(47)·권복녀(46·여)
△성남중앙병원=이인영(39)·장혜숙(39·여)·강희선(24·여)·김효성(28)·김민정(20대·여)·이영삼(45)·손진호(30)

◆ 부상자 (11명)
△분당차병원=김한울(29)·김홍철(41)·장세종(36)△삼성서울병원=최윤석 (50)·정국화(30·여)
△분당 제생병원=윤대성(40)·정석용(45)
△강남세브란스=김소연(20·여)
△분당서울대병원=천재웅(41)
△성남 정병원=이미정(31·여)·한은희(32·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