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형식·기본 물품도 부족 … "편하게 쉴 공간 필요" 볼멘소리
▲ 17일 남동구 구월아시아드선수촌 자원봉사자 휴게실에서 봉사자들이 열악한 공간에서 휴식을 하고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대회 시작도 안 했는데 몸은 벌써 녹초고, 여기는 휴게실인지 난민촌인지 구분이 안 가네요."

17일 오전 9시30분쯤 남동구 구월동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

숙소를 빠져나오는 각 국의 선수들을 안내하느라 유니폼을 착용한 자원봉사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숙소 입·퇴소를 비롯해 임시출입증 발급이 이뤄지는 웰컴센터 내부에서는 선수를 비롯해 대회 관계자와 봉사자들이 뒤엉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봉사자들은 쉴 새 없이 계속되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다.

24시간 선수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관들은 잠시 엉덩이 붙일 틈도 없이 순찰 활동에 매진하고 있었다.

같은 시간 송도국제도시 메인프레스센터(MPC). 보안을 책임지는 경찰관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업무 준비가 한창이었다.

애써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지만 대부분 그늘진 표정이었다.

3교대가 원칙이지만 경기장과 업무에 따라 강도 높은 맞교대로 8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많이 지친 모습이었다. 이들은 제대로 된 휴식 공간이 마련되지 못함에 따라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49개 경기장마다 휴게실이 마련돼 있지만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대부분 천막 형식으로 조성됐으며, 물과 의자, 냉장고 등 가장 기본 적인 물품만 비치돼 있다. 실제 선수촌에 마련된 휴게실은 난민촌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한 경찰은 "경찰관으로써 선수들의 안전과 선수촌의 보안을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면서도 "하지만 직원들이 제대로 쉬지 못해 많이 지친 상태다. 대회가 2주 동안 진행되는 만큼 좀 더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봉사자는 "휴게실에 의자가 부족해 바닥에 앉거나 쪼그려 앉아 쉬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며 "벌써 봉사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만큼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휴식 공간의 환경이 열악한 것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대회 규모가 크다보니 지원이 쉽지 않고 비품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 필요한 물품은 직접 준비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답했다.

/최성원·정아주 기자 csw04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