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물관, 손녀로부터 900여점 받아 … 내년 특별전
▲ 남파 박찬익.
▲ 박영준·신호순 결혼증서.
▲ 삼강 신건식 묵매도.
▲ 독립운동 관련 자료.
경기도박물관(관장 이원복)은 독립운동가 고 남파 박찬익(南坡 朴贊翊, 1884∼1949·사진) 선생의 손녀 박천민으로부터 900여점에 이르는 조부와 부모의 독립운동 관련 유물 일체를 기증받았다고 22일 밝혔다.

기증자 박천민의 조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남파 박찬익 선생이며, 부친 남정 박영준과 모친 신순호 역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서 활약한 독립운동가이다.

기증유물은 남파 선생 독립운동 관련 문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결혼증서 등 약 900여점에 이르는 대규모의 수량이다. 특히 박영준과 신순호는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의 일원으로 함께 활동하고 광복군을 거쳐 국군으로 거듭나면서 이와 관련 유물들이 시대 순으로 남아 있어 주목된다.

남파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무위원으로서 중국에서 활발한 외교 활동을 펼친 인물이다. 신민회 활동을 시작으로 대종교로의 입교, 간민교육회 활동, 신흥무관학교에서의 교사생활, 독립의군부를 조직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부인인 심탄실 여사는 시부모인 박봉서와 전주 이씨와 함께 고향인 경기도 파주를 떠나 중국 용정 등에 머물면서 남파 선생이 가족 걱정 없이 독립운동을 할 수 있도록 물밑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중국어에 능통해 중국의 고위직들과 친분이 깊어 배후 협상 등을 통해 동료들의 활동을 돕기도 하는 등 대외적인 일에 깊이 관여했다. 남파 선생은 광복 후에도 중국에 남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동 주재 대표로 활동했다. 별세했을 때에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애도를 표했으며 해공 신익희가 삼강 신건식 선생을 통해 전한 만장이 남아 있다.

남정 박영준(南庭 朴英俊, 1915∼2000)은 남파의 셋째 아들로 부친을 도와 독립운동을 펼쳤다.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를 조직 및 활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국광복군 총사령부에서 근무, 한국광복군 제3지대 제1구대 대장 겸 제3지대 훈련총대장 등 항일독립투쟁의 최전선에서 활동했으며, 광복 후에는 대한민국 국군으로 활약했다. 광복군에서 국군으로 연결해 근무, 대한민국 국군의 정통성 수립에 크게 기여했다.

신순호(申順浩, 1922∼2009)는 독립운동가 삼강 신건식(三岡 申健植, 1889∼1955)의 외동딸이자 박찬익의 며느리이다. 예관 신규식 선생이 백부가 되며, 예관 신규식과 남파 박찬익은 공업연구회인 '공업계'에서 인연을 맺어 의형제까지 맺은 매우 가까운 사이이다. 남파 선생이 와병 중일 때 신순호와 그의 모친이 보살필 정도로 집안 끼리도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또한 신순호와 박영준은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의 일원으로 같이 활동했으며 박영준과 1943년 혼인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 결혼을 증명하는 증서를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발행한 문서가 남아 있다.

도박물관은 연말까지 기증유물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광복 70주년인 내년에 특별전시회를 통해 이 유물들을 최초로 공개하고 독립운동사에서 남파 선생의 활약상을 재조명할 예정이다.

/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