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기자단, 서식지 발견
'제거 지역' 분류 감시 안돼

'갯벌 파괴자'로 불리는 갯끈풀이 인천 옹진군 신도 해변을 따라 확산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신도 갯끈풀은 '완전 제거'됐다며 강화도 남단에만 집중하는 사이에 기존 발견 장소와 떨어진 해안에서도 서식이 확인된 것이다. 갯벌 생태계 훼손을 막으려면 갯끈풀 관리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소년 인천 섬바다 기자단 '파랑'은 최근 옹진군 신도 답사에서 갯끈풀 서식지를 추가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갯끈풀이 새로 발견된 장소는 영종도 방면 신도저수지 동쪽 해안이다. 기존 갯끈풀 서식지는 신도 북쪽인 능원이해변과 신도3리 옥골마을로만 알려졌다. 이들을 제외한 신도 다른 해변에서 갯끈풀 서식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갯끈풀은 군락을 이루며 갯벌을 육지로 변화시키는 유해해양생물이다. 조개류와 게, 토종 염생식물 서식을 위협하며 갯벌 생태계를 파괴하지만 생존력이 강해 퇴치가 어렵다. 갯끈풀은 지난 2008년 강화군 남단에 국내 최초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식지가 추가 발견된 신도는 갯끈풀 감시망에서도 벗어나 있었다. 해수부는 지난해 말 '갯끈풀 중기 관리계획(2019~2023)'을 수립하면서 신도를 '완전 제거' 지역으로 분류했다. 당시 갯끈풀 분포가 확인된 곳에는 인천시 강화도·영종도·신도가 포함됐지만, 해수부는 강화도 동막리 일대만 추가 확산을 방지하는 '상황 관리' 지역으로 설정했다. 올해 7억여원에 이르는 인천시의 갯끈풀 관리 예산도 강화도 남단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확산 속도가 빠른 갯끈풀 피해를 막으려면 제거만이 아닌 모니터링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파랑' 답사에 동행했던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갯끈풀이 다른 해변으로 번지고 씨앗까지 확인되면서 추가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주민과의 정보 공유로 신고를 유도하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 도서지원과 관계자는 "강화도 남단뿐 아니라 다른 해안에서도 해양환경공단과 갯끈풀을 수시로 제거하고 있다"면서도 "내년에는 주민 모니터링 사업을 확대해 갯끈풀 확산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순민·이아진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