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조선, 실학을 독하다] 6. 고산자 김정호 - (4) '대동여지도'는 참학문이다
[아! 조선, 실학을 독하다] 6. 고산자 김정호 - (4) '대동여지도'는 참학문이다
  • 여승철
  • 승인 2019.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하 형세 살핌이 나라를 다스리는 틀
▲ 울릉도를 그린 <대동여지도>이다. 울릉도 둘레를 동서 60여리, 남북 40여리, 둘레 200여리라 하였다. 울릉도 동쪽에 '우산(于山)'이 보인다. 이 우산이 지금의 독도이다.

 

 

조선학의 대학자 정인보는 고산자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것에 대해 이렇게 그 의의를 부여하였다. 지금의 우리들이 고산자의 <대동여지도>에서 무엇을 배워야할 지를 제시하고 있는 글이다.

이제 고산자의 <대동여지도>를 보는 이, 이에서 조선인의 손으로 묘사한 조선의 고매한 정신을 보고 이에서 우리 선대 사람의 구시(求是·바름을 구함), 구실(求實·실질을 구함)의 진학문(眞學問·참 학문)을 보고 이에서 주(州)와 현(縣)이 나누어지고 합함, 성터가 옮겨지고 바뀐 것을 찾아 옛 역사의 남긴 흔적을 어루만지고 이에서 산수, 역참, 방면, 마을터의 본명을 알아 고어의 잔형을 살피게 된다. 이 <대동여지도>의 가치는 스스로 정해지는 것이나 이보다 명리에 마음이 없는 고산자의 분발하는 마음과 뜻 앞에는 밖으로부터 닥치는 어려움이 없다. 고산자의 지극한 정성이 화폭 밖에 은은하게 비치어 말없는 큰 교훈을 길이길이 후인에게 끼치는 이 한 가지가 이 <대동여지도>의 가치를 더 한창 솟구치게 하는 것임을 우리들은 반드시 알아야할 것이다.(정인보, '고산자의 대동여지도', 양주동 편 <민족문화독본>상, 청년사, 1946, 129쪽(<양주동 전집 > , 동국대학교출판부, 1998에 재수록) (저자가 현대에 맞게 풀어 썼다.)


인터넷에 있는 흥미로운 글 하나를 소개하며 고산자 장을 마친다.

지난 2009년 10만원권 화폐 도안으로 <대동여지도>를 쓰려다 취소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그 이유는 <대동여지도> 목판본에 독도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김정호는 분명히 독도를 알고 있었고, 이전에 제작한 청구도에 독도를 표기하였다. 따라서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지는 않다. <대동여지도>가 목판으로 제작되어 정확한 축척의 위치에 독도를 표기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현재의 추정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김정호의 업적을 기념하여 천문학자인 전영범이 2002년 1월 9일 보현산천문대에서 발견한 소행성 95016의 이름을 김정호(Kimjeongho)라고 지었다. 김정호는 하늘에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대동여지도-김정호가 만든 자세하고 편리한 지도/ 다큐사이언스, 홍현선, 국립과천과학관)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 <대동여지도> 채색 필사본이 발견되었다. 울릉도 부분에 독도가 기록 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연구자들의 전언을 들으면 이렇다.

"일본의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필사본 <대동여지도>로, 그 전래는 20세기 초 '평양부립도서관'에 소장되었던 자료이다. 판본과 형태적인 규모는 목판본(신유본, 갑자본)과 같이 22첩(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절첩된 전질은 사각의 책갑(冊匣)으로 한 질을 이루고 있다. 이 지도는 필사하여 그린 것으로, 지명과 자연경관·역사기록 등등을 추가로 기록하고, 지역별로 채색함과 더불어 지리적인 측면에서 '독도'를 추가하는 등, 전체적으로는 '한국연구원 소장 필사본 <대동여지도>'와 유사한 점이 많다. 특히 이 지도의 제작 연대는 '1864년 이후 어느 시기부터 1889년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규명된다."(남권희·김성수·등본행부, '새로 발견한 '일본 소재 필사본 <대동여지도>'의 서지적 연구', <서지학연구> 제70집, 2017.6, 295-335쪽, '초록'에서 인용.)

마지막으로 선생이 남긴 <동여도지서(東輿圖志序)>를 본다. 선생이 왜 지도 제작에 힘썼는지를 알 수 있다. 그것은 일신의 영화가 아니다. '천하의 형세를 살핌이고 나라를 다스리는 틀'이라 하였다. 이야말로 거대담론 아닌가.

대체로 여지(輿地)에 도(圖·지도)와 지(志·지리지)가 있는 것은 오래전이다. 지도는 직방(職方·주나라 때 관명으로 천하의 지도 관장하는 직책)이 있고 지지에는 한서(漢書·역사서)가 있다. 지도로 천하의 형세를 살필 수 있고 지지로 역대의 제작을 알 수 있다. 이는 실로 나라를 다스리는 큰 틀이다.(夫輿志之有圖有志古也 圖有職方志自漢書, 圖以觀天下之形勢 志以推歷代之制作 實爲國之大經也)

다음 회부터는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에 대해서 4회 연재한다.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문학박사)은 인하대학교와 서울교육대학교에서 강의하며 고전을 읽고 글을 쓰는 고전독작가이다.


▲ 인천일보, INCHEONILBO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