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경기북부취재본부 부국장

 

지난 9월17일 국내 최초로 경기도 파주시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시작으로 연천군을 비롯해 김포시, 인천 강화군 등 임진강 수계에 연접한 경기북부 시·군에서 집중적으로 ASF가 발생했다.
그러나 연천군은 신속하게 발생 농가 2개소와 예방적 살처분 농가 6개소 등 총 8개소의 1만9408 마리를 살처분했다.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돼 추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72개 초소를 설치·운영하는 등 차단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3일 파주와 김포시에서 ASF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강화군에 이어 파주, 김포지역 내 모든 돼지와 전쟁을 치렀다.
연천군이 최초 발생농장의 반경 10㎞ 이내 24개 양돈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3만5400여 마리에 대한 수매와 예방적 살처분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연천군에서 두 번째 ASF가 발생한 10월11일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 군내 모든 돼지에 대해 수매와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겠다는 강력한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다.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ASF가 더 확산될 경우 국내 양돈산업은 물론 국가경제 전반에 미치는 피해를 우려해 이를 최소하려는 정부의 방침에는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24시간 방역에 매진하며 ASF 발생 차단을 위해 정부 방침에 협조해온 지역의 양돈농가에 충분한 보상대책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연천군은 ASF 발병으로 인한 가축의 이동 제한과 출하 중단이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양돈농가는 물론 관련 업체와 군민들이 겪고 있는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농가소득의 증대와 지역 홍보에도 크게 기여해온 연천율무축제, 연천구석기겨울축제 등 지역경제와 직결된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연천군을 찾는 외부 관광객들이 급감하는 등 지역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연천군의회 의원들은 정부가 애지중지 키워온 돼지들을 하루아침에 땅에 묻어야 하는 상황에 망연자실하고 있는 지역의 양돈농가를 위해 정책적인 지원방안 마련을 조속히 시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군은 ▲살처분 농가들의 재입식 기준 마련과 생활안정자금 지원에 현실성 있는 충분한 보상대책 시행 ▲연일 계속되는 방역으로 행·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자체의 상황을 감안해 ASF 방역과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전액 국비 지급 ▲접경지역 내 양돈농가의 ASF 피해 심각성 인식과 종합대책 수립 ▲양돈농가의 동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수매와 예방적 살처분 중지 등을 촉구했다.

정부가 하루아침에 소중하게 길러온 돼지들을 살처분하라는 통보를 받은 접경지역 양돈농가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양돈농가들이 수긍할 수 있는 지원방안과 대책을 강구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