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설치된 265곳 대상 사고발생 건수 비교 결과 34.9%↑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인천시내 곳곳에서 운영 중인 '비보호 겸용 좌회전(PPLT)' 신호 체계가 되레 교통사고를 부추기고 있다.

PPLT가 도입된 구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도입 전과 비교해 무려 35%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6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PPLT는 좌회전 신호가 없는 일반 비보호 좌회전과 달리, 좌회전 신호가 운영 중인 교차로에서 직진(녹색) 신호에도 좌회전을 허용하는 새로운 신호 체계다.
불필요한 신호 대기 시간을 최소화해 교통 정체를 완화하고자 도입됐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 인천지역 PPLT 운영 구간에서 교통사고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PPLT가 도입된 전체 265곳을 대상으로 운영 전후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비교·분석한 결과, PPLT를 운영하기 전 43건이던 사고 건수가 운영 후 58건으로 '34.9%' 증가한 것이다.

사망자는 1명으로 동일했지만 부상자도 운영 전 54명에서 73명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265곳 외에도 2015년부터 올해까지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등의 민원을 접수해 현장 조사 후 PPLT를 해제한 구간이 모두 24곳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PPLT는 출퇴근 시간에만 차량이 몰리는 도로 등 교통량 편차가 심한 구간에 주로 도입돼왔다.

문제는 양방향 직진 신호일 때도 좌회전을 할 수 있어 자칫 운전자가 무리하게 좌회전을 하게 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같은 문제는 전날 열린 인천경찰청 국정감사에서도 불거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선진국과 우리나라 도로는 교통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PPLT 도입 후 오히려 교통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현시점에서 PPLT의 긍정적 효과와 부작용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조만간 인천에서 운영 중인 모든 PPLT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한 뒤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 게 적합한지를 살펴볼 예정"이라며 "사고 위험성이 높거나 필요성이 없는 구간에 대해선 해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