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9공구의 화물차 주차장 설치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지는 모양새다. 인근 송도 주민들의 강한 반발과 이를 의식한 지역 정치권의 견제로 더 이상 추진이 어려워진 때문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일단 송도 화물차 주차장 부지 연구용역을 통해 대체부지 물색 등의 여러 추진 방안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용역을 위해 다시 사업추진이 1년여 미뤄지게 됐다. 문제는 연구용역을 마쳐도 또 제자리걸음이 될 것이 우려되는 점이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최근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 주차장 대체부지 마련 청원'을 접수하고 이를 시 집행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송도 8공구 주민 등 4400여 명이 서명한 이 청원서는 "인천시는 송도 9공구 아암물류 2단지 화물차 주차장의 대체부지를 마련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민들의 주장은 화물차 주차장을 짓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대체부지를 마련해 옮겨달라는 것이라고 한다.

지난 2006년 해양수산부는 아암물류단지 매립을 결정하면서 이곳에 화물차 주차장 부지를 마련하는 내용을 고시했다. 화물차 주차장이 태부족해 야간에 이면도로는 물론 간선도로 갓길에까지 화물차 주·박차가 넘쳐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추진하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화물차 부지와의 적절한 이격거리(1㎞)를 고려하지 않고 송도 8공구를 매립하고 아파트 부지로 획정했다.

8공구 개발사업이 진척되면서 인근의 화물차 주차장이 민원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 문제가 방치돼 온 측면이 크다. 인천경제청과 인천시 교통국·해양항공국 간에는 문제를 풀기 위한 협의 창구조차 없었다고 한다. 당연히 화물차 주차장 설치에 따른 위험 요인조차 파악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인천은 국가관문격의 항만과 공항이 위치한 대표적인 물류도시다. 물류로 먹고 사는 도시에서 화물차들을 수용할 주차공간조차 마련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1년 여의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이번에는 합리적 솔류션을 도출해 내 인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