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류 퇴적토사 탓 하류 물 부족
동·식물 수백여종 생존에 위협
의정부시 복원사업 추진 계획
2022년 말까지 생태하천 조성
▲ 의정부 호원천 상류의 물이 중류 지점에 쌓인 흙모래 더미에 흡수되면서 잘 내려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현재 하류엔 물이 바닥난 상태다. 동·식물 서식을 위한 생태 복원 사업이 시급하다.

의정부 호원천(지방 하천)의 생태 복원 사업이 시급하다.

하천 상류의 물이 중류 지점에 쌓인 흙모래 더미에 흡수되면서 하류까지 잘 내려오지 않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곳에 서식 중인 버들치와 도롱뇽, 환삼덩굴과 갈풀 등 수백여종의 동·식물이 생존하기 어렵다.

16일 시에 따르면 호원천은 호원동(416-14번지 일대)에서 시작해 중랑천으로 합류하는 지방 하천이다.

하천 시작점에서부터 유역 출구까지의 본류 하천의 길이는 총 3.88㎞다. 폭은 최소 9m, 최대 20m다.

호원천은 현재 버들치와 우점, 까치, 붉은머리 오목눈이(뱁새), 흰뺨 검둥오리, 도롱뇽, 줄장지뱀 서식지다.

또 물 밑엔 개똥하루살이, 네점하루살이 등 저서 생물 26종이 산다.

갈풀과 환삼덩굴, 구절초와 노랑꽃 창포 등 하천 식물만 267종에 이른다.

문제는 호원천 하류에 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하천 상류(호원교-외곽순환도로교)에서 내려오던 물이 중류에 퇴적된 토사에 빨려들어가면서 하류까지 흘러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백여종의 동·식물이 생존에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주민 김모(48)씨는 "이런 현상이 벌써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주민과 동식물이 공존하기 위해서라도 이곳 생태를 하루 빨리 복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는 최근 호원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추진 계획을 세웠다.

총 사업비 136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2022년 말까지 친환경 생태 하천을 만든다.

시는 우선 건천(물이 마르는 현상)을 막고, 수질을 보전하는데 힘쓸 예정이다.

특히 깃대종(생태계를 보호하는데 중요한 생물종) 복원에 주력한다.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버들치가 번성할 수 있게끔 물 높이를 2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유수량을 조절해 이·치수 안전성을 확보하고, 수질을 개선해 생태 서식지를 조성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다양한 생물종을 볼 수 있는 일종의 생태 공원도 만들 생각이다. 호원천의 친수성을 회복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글·사진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