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굴뚝산업 1번지, 첨단 소재·부품·장비 산업 메카로
▲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가 2020 남동스마트산단으로 지정됐다. 앞으로 남동스마트산단은 스마트 공장 1000개를 조성해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스마트 데모공장과 공단 지원센터 등을 구축한다. 또 교통 인프라를 대폭 개선해 수도권 최고의 산단이자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곳으로 탈바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인천시

 

 


1989년 조성돼 10만여명 일터로 성장
산업구조·근로환경 문제로 청년 기피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1000개 보급
국내 산단 첫 자율주행 교통체계 마련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산업화를 견인했고, 대표했다. 조성 30년, 그러나 인천의 굴뚝산업이란 수식어가 붙었고,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산업 다변화를 제 때 이루지 못해 잊혀지는 국가 산업의 전형으로 읽혔다. 그러나 변화의 닻을 올렸고, 과거의 굴욕은 과감히 잘라냈다. 이제 남동산단은 명칭도 남동 스마트산단으로 바뀌어 대변신이 시작됐다. 정부가 남동산단을 스마트산업단지로 선정했고, 우리나라 최첨단의 소재·부품·장비산업 1번지로 도약한다. 공항과 항만을 배후지로 동아시아 최대의 산업단지로 거듭날 남동산단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1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인천 남동공단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남동공단은 '2020년 스마트산단'으로 선정돼 정부 지원과 인천의 노력이 더해져 과거와 현재를 잇는 우리나라 대표 산단으로 거듭나게 됐다.
남동 스마트산단은 송도와 청라, 영종경제자유구역을 바탕으로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남동산단은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제1·2경인고속도로 등 교통수단과 접근성이 좋아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산단 사업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남동산단, 과거와 현재
1989년 12월 인천 남동산업단지가 탄생했다. 그리고 3년 후 2단계 조성사업을 거치며 957만4000㎡(약 2896평)의 산단으로 거듭났다. 현재 남동산단에는 기계 3604개사, 전기·전자 1153개사, 석유화학 768개사 등 6906개 기업이 가동 중으로, 10만여 명이 남동공단 소재 기업에 고용돼있다. 현재 가동률은 68.9%에 이른다.

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는 남동산단이 안고 있는 문제와 청년 취업 기피 현상 등을 파악했다.
이들 기관에 따르면 남동산단은 "전통 중소제조업 위주 산업구조의 한계로 지역경제 파급효과 및 기여도가 저하됐다"며 "기계, 전자, 화학업종이 80%에 이르는 등 전통산업이 대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기반인프라 부족 및 노후화로 산단환경이 나쁘고, 공원녹지 4.1%, 지원시설 2.7% 밖에 안돼 보육시설 및 복지시설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또 연구역량 부족과 교육시설이 없는 것도 열악한 남동산단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남동산단의 인력난은 또 다른 고충 사안이다. 시가 분석한 남동산단에 대한 청년들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다. 청년들은 "대규모 주거지역과 가까워서 앞으로는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생각되나 지저분한 공장과 낙후된 거리, 불법주차, 3D업종, 저임금, 외국인근로자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시와 한국산단 인천본부는 남동산단의 성공적 발전을 위해 업종 고도화 및 인프라 혁신을 위해 '스마트 산업단지 구축'을 대안으로 찾았다.

교통, 안전, 환경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스마트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근로자에게 정보공유 및 상황전파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적인 입지여건(하드웨어 인프라)과 지원 프로그램(소프트웨어 관리·운영시스템)으로 구성된 산업단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동산단, 미래는 스마트산단
지난 9월 인천시와 더불어민주당은 '남동 스마트산단 선정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 실증화지원센터 구축'에 손을 잡았다.

시와 민주당은 "남동산단은 우리나라 유일의 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 한러혁신센터(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속)가 인근에 위치하고 소·부·장 비중이 80%에 이르는 만큼 일본 수출규제에 특화할 수 있는 최적의 산업단지"라고 강조했다.

이에 지난 9월 남동산단이 스마트산업단지로 선정된 만큼 정보통신 기술(ICT) 도입을 통해 첨단 인프라 지원 및 신산업 창출 집적화로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남동 스마트산단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시는 내년부터 사업비 495억원을 들여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1000개를 보급한다. 스마트공장은 생산시설을 자동화하고 생산·제조·관리·유통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공정관리시스템을 갖춘 생산시설이다. 또 사업비 32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데모공장'과 '공장 지원센터'를 구축한다. 데모공장에서는 기계, 전기, 전자, 뷰티 등 특화 분야의 자동화공정과 생산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공정 솔루션을 시뮬레이션(모의실험)해 볼 수 있다.

특히 남동 스마트산단은 사업비 3000억원을 바탕으로 국내 산단 역사상 처음으로 자율주행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를 마련한다.

시 관계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테크노파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스마트 산단 조성에 연관된 기관들과 스마트공장제조협력협의회를 구성해 산단의 제조혁신에 나설 것"이라며 "스마트 공정이 이뤄질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남동 스마트산단에 조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물류·교통은 똑똑하게 기반시설·공간은 젊게
시, 통합시스템 구축·미래산업 육성 복안

인천 남동스마트산단은 '제조업 혁신, 융복합 신산업 스마트산업단지 구현'을 비전으로 삼았다. 목표는 개별 공장에 대한 스마트공장 보급 확대를 통한 스마트 제조 혁신, 산업단지 내 지원 스마트 인프라 확충, 효율적 자원관리를 통한 친환경 스마트 산단 구축이다.

이에 남동스마트산단은 청년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산업단지를 꾀한다.
남동스마트산단의 기대효과는 무궁무진하다.

시는 "경제적 파급효과로는 인천시 내 생산유발액 1937억원, 부가가치유발액 703억원, 고용유발인원 893명이며 전국적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난다"며 "이는 산업단지 개편 효과, 청정 산업단지 모델 도입에 따른 환경효과 등 정량적 분석에 포함되지 않은 효과가 존재함에도 투입대비 높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확인된다"고 밝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남동스마트산단의 경쟁력을 4가지로 꼽았다.

박 시장은 "남동스마트산단은 공항, 항만, 고속도로망 등 최적의 교통망과 연계해 산단내 물류 정보시스템과 자동화 물류센터를 통한 남동산단 특화 통합물류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송도 경제자유구역에서 이미 구축·운영 중인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활용한 스마트 교통·환경·안전 관제시스템 등 스마트 통합인프라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박 시장은 남동스마트산단에는 '소재·부품·장비 실증센터'가 건립되고, 바이오헬스 밸리, PAV(개인용 자율항공기) 등 첨단산업과 연계한 미래형 산단으로 조성할 계획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인천에는 기조성된 11개 산단 중 조성 30년 이상된 노후 산단이 무려 6개에 이르고 이에 따른 기반시설과 시설 노후화 등이 문제"라며 "남동산단을 제조혁신으로 기업생산성을 제고하고, 창업과 신산업 시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쾌적한 근로·정주환경을 갖춰 근로자가 만족하는 미래형 첨단 스마트산단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