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청춘시대] 인천 어르신 마을 활동가 사업
▲ 마을활동가 사업에 참여하신 어르신들이 사전교육은 물론 동네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

 

 

▲ 인천시노인인력개발센터와 인천시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는 지난 4월16일 '어르신 마을활동가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 노인일자리 사업 확대와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사진제공=인천시노인인력개발센터


노인인력개발센터 업무협약

어르신들 인천지역 곳곳 파견

역사적 유래·명소·명물 찾아

기록·소개 … 책으로 발간 예정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이 주목받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인천시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에 따르면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은 주민주도적인 지역사회 변화를 통해 살기 좋은 만들을 만들고, 주민자치 실현과 지역 공동체 형성을 위한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마을 공동체 형성은 무엇보다 우리 마을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다. 여기저기 숨어 있는 동네 이야기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르신들의 손에서 우리 동네 이야기가 새롭게 태어난다. 인천시노인인력개발센터와 인천시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가 의미있는 맞손을 잡았다. 시노인인력개발센터는 지난 4월16일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와 '어르신 마을활동가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노인일자리 창출은 물론 마을공동체에 대한 다양한 정보·자료 공유 및 교육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어르신일자리와 원도심 활성화를 동시에 꾀하기로 한 것이다.

'어르신 마을활동가 사업'은 지역 어르신들이 마을 곳곳 특성을 파악해 명물과 명소 등에 대해 기록, 이를 책자로 만들어 홍보하고 마을 공동동체 형성에 기여하자는 차원에서 추진된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시선과 기록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꾀하자는 것이 주된 목표다.

▲ 어르신 20여명이 써내려가는 마을 이야기
원도심은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빠져 나가며 급격한 고령화와 노후화를 겪고 있다. 어르신마을활동가는 마을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마을 홍보 및 명물과 명소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하는 역할을 한다.

활동중인 어르신마을활동가는 현재 20여명이다. 이들은 5명씩 4개팀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중구·동구, 미추홀구·남동구, 연수구·부평구, 계양구·서구 등이다.

만 65세 이상 기초노령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사업은 주 3회, 월 60시간 동안 활동하게 된다.

이들은 회의를 통해 마을을 선정하고, 오는 12월까지 재개발로 잊혀져가는 지역 역사와 문화유산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인천시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와 협력을 통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활동가 역할에 대한 자세와 유의사항 등을 교육한 후 마을 곳곳으로 파견한다.

사실 인천에 터를 두고 살고 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특성과 역사적인 유래, 마을 명물, 명소 보존 가치 등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어르신마을활동가들은 숨어 있는 마을 이야기를 꺼내 숨을 불어넣고 주민들 간 공동체 의식를 심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어르신들의 기록은 책으로 발간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어르신들이 기록한 동네 이야기

인천 서구를 맡고 있는 이석재·정복례 어르신은 동네 사람들에게 초점을 두고 있다. 2000원짜리 뻥튀기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뻥튀기 장사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먹을 것이 흔해진 세상이 됐지만 뻥튀기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서민들에게 맛난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젊은이들이 찾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동네 어르신들은 여전히 뻥튀기를 간식거리로 선호하고 있다. 온 동네 퍼지는 고소한 냄새가 재건축으로 혹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살아있는 한 뻥튀기를 계속 팔겠다는 뻥튀기 아저씨 말을 통해 급변하는 세상에 대한 아쉬움도 전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늘 한결 같이 한 자리를 지키는 뻥튀기 아저씨를 통해 따듯한 마을 소식을 알리고 있는 셈이다.

한정자·정인수·최희월·윤영한·최병수 어르신은 미추홀구 지누골 쉼터를 소개했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민간인들 집합장소로 많은 애환이 깃든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당시 얼마나 민초들이 괴롭힘을 당했을까 생각하면 눈시울마저 뜨거워진다고 전했다. 일제 강점기라는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가슴 아픈 그 시절, 정자인 지누골 쉼터는 큰 종이 있었다고 한다. 어떤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큰 종을 울려 사람들을 모이도록 해 소통했던 공간이다. 그냥 스쳐 지나기만 했던 동네 한 쉼터의 죽은 역사가 어르신들의 노력으로 다시 되살아나게 된 것이다.

인천시노인력개발센터 관계자는 "송도유원지, 수도국산박물관 등 우리에게 익숙한 곳은 물론 동네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만한 내용들이 쌓여가고 있다"며 "어르신들의 이런 노력이 우리 동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