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천지역 음악계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는 오페라의 불모지라는 인식을 깨고 젊은 성악인들을 중심으로 민간오페라단이 창단, 정통 작품을 무대에 올린 일이 단연 첫 번째로 꼽힌다. 그러나 역시 IMF한파는 공연예술의 대표격인 이 분야에도 심한 타격을 입혀 민간 합창단이 잇따라 정기공연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는가 하면, 제대로 된 기획공연도 1년내내 찾아볼 수 없는 채로 한 해를 마감하고 말았다.

 반면 올들어 시작된 야외공연 열기로 시립합창단과 교향악단을 비롯, 일부 민간합창단이 어느 해보다도 양적으로 풍성한 공연을 들고 시민을 찾음으로써 공연예술 공간을 확대하는 시발점이 됐다.

 특히 국악분야의 경우 오히려 시민들의 관심이 고조, 민요와 풍물분야에서는 학생층을 중심으로 열기가 확산됐는가 하면, 민속예술에서도 「전국청소년 민속예술제」와 「전국청소년 탈춤경연대회」에 인천팀이 잇따라 대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공연예술부문중 합창이 가장 많은 무대를 올린 것은 예년과 같은현상. 그러나 합창단마다 단원의 감소로 예컨대, 남성팀의 경우 상당수가 존폐위기에 봉착, 정기공연마저도 연합팀이 한 무대에 서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인천종합문예회관에 한햇동안 올라온 이 분야 공연횟수가 총 94회로 지난해 113건에 비해 17%나 줄어든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편 젊은 성악인들을 주축으로 올 2월 창단한 「인천오페라단」이 「팔리앗치」와 「까발레리아 루스티까나」라는 두편의 오페라를 선보임으로써 위축된 분위기에 청량감을 선사한 것은 고무적인 일로 기록됐다.

 이러한 중에서도 시민을 찾아가는 야외공연은 어느 해보다도 풍성한 한 해였다. 시립교향악단은 이례적으로 시내 중·고교를 돌며 작은연주회를 열었는가 하면, 시립합창단도 처음으로 야외무대를 가졌다. 특히 주부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팀 인천시 여성회관합창단은 지난 해보다 배에 가까운 연주회로 시민들을 찾았는가 하면,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합창제(11월28일)에 초청되는 등 활발한 모습으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악에 대한 관심집중은 올해 또 하나의 성과로 기록된다.

 기존의 굵직한 연례행사에서 규모가 축소된 반면, 민간 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곳곳 마당공연이 시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 이 분야를 배우려는 직장인들과 주부들 수는 격감했으나 청소년층은 크게 늘어 특히, 풍물의 경우 학교특별활동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실제로 국악협회의 10월 풍물대회에 참가한 초등생수가 예년의 배이상 늘었는가 하면, 예총 「청소년예술단」내에 처음으로 풍물단이 가세,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초점이 되기도 했다.

 수봉민속놀이마당에서 6월부터 시작된 무형문화재 상설공연도 민속예술 대중화에 공을 세운 행사. 은율탈춤 보존회, 황해도 평산소놀음굿 보존회 등 무형문화재 단체가 20여회에 달하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그동안 도외시됐던 이 분야로 시민들의 관심을 어느 정도 끌어들였다.

 역시 청소년층의 호응과 약진이 두드러진 편.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와 청소년탈춤경연대회에서 박문여중과 인천여고팀이 은율탐춤으로 각각 대상을 차지하면서 인천의 무형문화재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공을 세웠다. kks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