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꿈 이루고 싶어 도전"

"늦은 나이지만 꿈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인천 옹진군에서는 한 9급 주무관의 신규 임용이 화제다. 주인공은 현재 자월면에서 행정직으로 근무하는 정연균(54·사진)주무관이다. 6년 후면 정년퇴직을 해야 하는 정 주무관은 옹진군 공무원 임용 역사상 최고령 합격자로 이름을 올렸다.

"일반회사였던 전 직장에서 28년 동안 근무했어요. 이후 20대 때 꿈꿨던 공무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정든 회사를 떠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나이에 될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그저 합격이 된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 주무관은 한국지엠에서 자동차 수출업무를 진행했다. 하지만 청년 시절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조금 더 나이 들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공적 서비스로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한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20대 때 꿈꿨던 공무원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공무원 합격 비결에 대해서 정 주무관은 주변의 조언과 격려를 꼽았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족뿐만 아니라 50대인 친구들은 자신의 일처럼 그를 도왔다.

시험 준비는 따로 학원을 다니지 않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준비했다. 공부 장소는 집과 도서관을 번갈아가며 이용했다.

수많은 곳 가운데 옹진군을 택한 이유는 자월면의 수려한 자연경관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평소 등산을 즐겨 하는데 자월면과 덕적면의 등산 코스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 당시 풍경을 보면서 기회가 되면 이곳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무원이 된 후 그는 공직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자리를 빼앗은 것은 아닐까 하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합격과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자리를 뺏은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저처럼 나이 많은 사람도 합격할 수 있다는 건 공무원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