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기공물 퀵배송 '실버 드림팀' 떴다
▲ 인천 서구노인인력개발센터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노인일자리사업 '덴탈퀵배송' 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인천 서구노인인력개발센터
▲ 인천 서구노인인력개발센터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노인일자리사업 '덴탈퀵배송' 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인천 서구노인인력개발센터

 

 

▲ 치과기공물을 전달하는 어르신.

 

▲ 덴탈퀵배송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치과기공사회 지원…인천 첫 도입
보철·틀니, 지하철 2~3시간 배송
어르신 1인당 월 36만여원 소득
"할 수 있는 일 있다는 것에 감사"


민웅기(78) 어르신은 인천 서구노인인력개발센터가 추진 중인 치과기공물 배송사업을 시작한 후 10년은 젊어진 듯 한 기분이 든다. 사회생활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건만 할 일이 생긴 것이다.

"더운 여름에 배송을 끝낸 치과병원에서 감사하다며 대접해 주는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져요. 아직도 내가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이 생겨 뿌듯합니다."

같은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문기성(76) 어르신도 마찬가지.

"젊었을 때 사업도 하고 회사도 다녀봤죠.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하는 일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천 서구노인인력개발센터가 올해 지역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치과기공물배송 '덴탈 퀵배송' 사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사업은 서구를 중심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3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만 60세 이상 택배 인력 활용 서비스다. 보철이나 틀니 등 부피가 작고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치과기공물을 치과병원으로 배송해주는 사업이다.

센터는 올해 2월 노인일자리사업비를 지원받아 41명의 어르신을 선발한데 이어 안전 및 소양교육을 거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인천시치과기공사회 지원으로 인천에서 최초로 시도됐다는데 의미가 있다.

현재 인천지역 치과기공소는 115곳으로 서구 9곳, 계양구 8곳, 부평구 35곳 등이다. 인근 김포지역에도 5곳이 있다. 특히 서구는 검암역을 통해 전철로 서울 이동이 자유롭고 인천지하철 2호선과 연계한 인천 내 이동도 가능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타 지역으로의 배송이 수월한 지역이다. 센터는 이런 지역적 특성과 함께 치과기공물 배송 수요는 많지만 인천지역 특성상 서울과 달리 지하철 택배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노인일자리와 연계한 새로운 사업을 선보이게 됐다. 기공소와 치과병원 등 동일 장소, 동일 내용의 배송이 이뤄지고 2~3시간 내 경량 물품을 배송할 수 있어 어르신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로 본 것이다.

인천시치과기공사회도 이런 취지에 적극 동의했다. 택배 대량 발송 시 혹 발생할지도 모를 배달사고를 줄이는 한편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에 한 몫하기로 한 것이다.

강유경 서구노인인력개발센터장은 "치과기공사회를 통해 관련 사업을 회원사들에게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며 "어르신들의 배송 작업이 다른 배송보다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덴탈 퀵배송'에 대한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어르신들의 건강을 고려해 1인당 월 12회 배송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데다 36만원 정도의 소득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임재이(72·여) 어르신은 "일을 통해서 적당히 운동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 손으로 용돈을 벌어 손주들에게 줄 수 있어 보람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


"지역 맞춤형 경로당 필요"
박용렬 ㈔대한노인회 인천시연합회장

"노인들이 여가를 보내는 경로당도 맞춤형이 필요합니다. 농촌은 농촌대로, 도시는 도시대로 활성화 방안이 따로 나와야 하죠."

박용렬 ㈔대한노인회 인천시연합회장은 인천 노인들을 위한 봉사를 마지막 소명으로 알고 있다. 취임 1년이 지난 그는 인천지역 노인 37만2000여명을 대표하는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강화도 출신인 박 회장은 활동과 동시에 지역 내 1500여개에 달하는 경로당을 활성화하는데 애써왔다. 작년에 50회, 올해 50회에 걸쳐 지역 경로당 현장 방문을 벌이고 있다. 경로당이 노인회 최일선 조직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로당 순회방문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농촌 경로당의 경우 도시와 달리 활성화가 절실하더군요. 노래교실부터 치매예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섬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16개 경로당이 있는 한 섬을 방문했는데 환경이 열악한 곳이 더러 있더군요. 경로당 지원을 위한 예산 배정을 요구할 생각입니다."

그는 도시지역 경로당의 경우 단순한 사랑방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초·중·고학생들과 함께 하는 지역사회참여사업과 노인학대예방, 노인치매예방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박 회장은 일자리 사업에도 관심이 높다. 과거와 달리 건강한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사회활동에 대한 욕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바라는 첫 번째는 건강이고 다음은 일자리 입니다. 건강해지면서 보다 활기차고 재미있는 여생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큰 거죠.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지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벌일 계획입니다."

박 회장은 남은 임기 3년을 노인들을 중심에 둔 사업 추진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존경받고 사랑받는 노인회▲경로당 활성화▲노인일자리 확대▲경로당 회원 수 배가▲노인자원봉사 확대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는 인천시노인복지회관 신축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복지회관 기능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어 시대 변화에 맞는 공간 배치를 통한 기능 설정을 할 방침이다. "노인들도 사회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부양받는 노인이 아니라 사회를 책임지는 것이 바로 100세 시대 노인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100세 시대 노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 이은경·사진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