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으로] 화성도공의 사업 파행 규명해야
[뉴스속으로] 화성도공의 사업 파행 규명해야
  • 김기원
  • 승인 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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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경기남부취재본부 부장

10년 전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방기곡경(旁岐曲逕)을 뽑았다. 큰길이 아닌 옆으로 난 샛길과 구불구불한 길이라는 뜻이다. 일을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하지 아니하고 편법의 수단을 동원해 억지로 할 때 사용되는 사자성어다. 조선 중기 율곡 이이가 왕도정치의 이상을 다룬 저서 '동호문답'(東湖問答)에서 군자와 소인을 가려내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소인배는 제왕의 귀를 막아 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방기곡경의 행태를 자행한다"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당시 이명박 정부가 4대강과 미디어법 등을 처리하면서 국민적 동의를 얻지 않고 온갖 편법을 동원해 처리한 것을 꼬집은 사자성어였다.

10년이 지난 2019년 감사원이 동탄2지구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감사한 결과를 들여다보면 이 사업을 추진한 화성도시공사의 방기곡경 행태가 그대로 드러난다. 감사원에 따르면 화성도공은 2015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택지를 수의계약(2필지, 2982억원)으로 분양 받아 관련법을 지키지도 않고 민간 사업자에게 전매해 221억원의 수익을 챙겼다.


여기서 더 나아가 A-42블럭(8만7152㎡, 1479세대)의 경우 화성도공은 2015년 7∼8월 투자사업심의위원회 논의 결과와 달리 사업평가 내용 32개 중 '컨소시엄 구성원 수를 임의 삭제'하는 등 14개 평가 내용을 수정 또는 삭제했다. 이런 방식으로 화성도공의 몇몇 직원들이 특정업체에 특혜를 준 정황이 확인됐다. 실제로 A컨소시엄이 임의로 변경한 평가방식에 따라 974.67점, B컨소시엄이 964.33점을 각각 받아 A컨소시엄이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다. 애초 정한 평가 방법이라면 B컨소시엄이 945.33점, A컨소시엄이 939.67점으로 사업자가 바뀌게 된다. 화성도공은 이런 불법으로 얻은 경영성과로 3억원이 넘는 성과금 잔치를 벌였다.

반면 A-42블록 공동주택 사업은 서민 주거 안정이란 애초 목적과 달리 아파트(26∼36평형) 평당 분양가 1136만원이란 높은 가격으로 분양됐다. 결국 서민들은 화성도공의 개발 이익금과 민간사업자의 수익금을 분양가로 떠안았다. 심지어 특혜를 받은 민간사업자 N회사는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A컨소시엄이 화성도공과 함께 구성한 H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의 자산관리 업무를 위탁 받은 뒤 단지 내 상가와 유치원을 자신의 관계 회사에 시세보다 52억원 저렴한 가격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N회사는 입찰 모집공고를 당일 오후 7시에 내고, 그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입찰보증금 50억원을 내지 않으면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편법을 동원했다. 현재 검찰이 감사원의 수사의뢰를 받아 N회사 대표를 배임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여기 저기서 썩은 구린내가 나는 이번 사업 전반에 걸쳐 수사를 확대해 줄 것을 검찰에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수사를 촉구하는 서명지를 대검찰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화성도공의 방기곡경의 행태에 대한 진실 규명과 심판의 공은 사법기관에 넘어간 셈이다. 이참에 검찰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익을 취한 소인배들이 있다면 가려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현재 지역사회에서 떠돌고 있는 특정 정치세력이 이번 사업에 직·간접으로 개입했다는 의혹도 속시원히 규명해주기 바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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