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내년예산 5조 확정
부산 추월 최대시장 '기대'
서울·경기 기업 차지 '불안'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년도 예산안 13조원 가운데 '제2 벤처 붐 확산'을 위해 5조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인천지역 벤처 업계가 이번 호재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이 부산을 제치고 광역시 최대 벤처 시장 될 거라는 긍정적 예측과 함께 서울·경기라는 거대 몸집과 '수도권'으로 묶여 고도성장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공존한다.

29일 공개된 중기부 예산안에 따르면 2020년 예산안은 13조4895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올해 10조2664억원보다 3조231억원 증가한 수치다. 창업·벤처기업 지원과 융자 부분에서 예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기부는 제2 벤처 붐 확산을 언급하며 이를 위해 총 5조5000억원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혁신 분야 스타트업을 위해 모태펀드 출자 예산을 1조원까지 늘린 부분이다.

또 민간과 정부가 함께 기술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기술스타트업육성프로그램 팁스(TIPS) 예산도 올해보다 100억원 이상 늘어난 544억원이 편성됐다.

인천지역 벤처기업계에선 거듭된 경기불황과 얼마 전 일본 정부 수출 규제까지 각종 악재가 오히려 산업 내 관심도를 집중시키면서 적지 않은 지원금이 시장에 풀리게 됐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인천 벤처기업 증가세가 해당 예산으로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벤처기업협회와 벤처기업 확인·공시 시스템인 '벤처인' 자료를 종합해 보면, 2017년 초 1508곳이던 인천지역 벤처기업은 올해 8월29일 기준 1654곳으로 2년 동안 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산 3.4%(2165곳→2238곳), 대구 5.2%(1550곳→1632곳) 등 타 광역시 증가세를 웃도는 수준이다.
동시에 최근 서울과 경기가 국내 벤처기업을 흡수하면서 같은 수도권역인 인천이 앞으로 두각을 나타내기가 더 힘들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지역 스타트업 대표는 "제조, 연구실을 인천에 두면서도 미팅룸은 서울에 사무실을 잡는 지역기업들이 많다. 벤처기업, 스타트업기업 특성상 투자자, 거래처 확보가 중요한데 대부분 서울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회사가 수익을 거두면 서울 가산디지털단지나 경기 판교 등지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전체 벤처기업 중 인천 기업은 4.5%에 불과한 데 반해 서울·경기 업체는 절반이 넘는 54.8%다. 서울과 경기 확장세가 매년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을 이유로 벤처 업계에도 수도권 규제를 강화한다면 인천이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