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내구연한 종료 공식 폐쇄...인천시 서둘러 공론화 대안을
▲ 10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는 문학경기장 내 X-게임장.

폐허가 된 문학경기장 내 X-게임장이 10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다. 이에 새로운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 소유인 이 경기장은 2004년 1월 문을 열었다.

당시 인천시는 문학경기장 동쪽 450평 규모 부지에 인라인 스케이트, 스케이트 보드, BMX 등을 활용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프파이프, 런치박스, 쿼터, 월박스, 레일박스, 스파인 등의 시설을 국제규격에 맞춰 지었다.

인천시는 X-게임장을 개장한 그 해 4월 '2004 인천 X-챌린지 월드 챔피언십'을 치렀다.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익스트림 스포츠의 열기를 반영한 결정이었다.

이 대회는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국내 최초의 국제 X-게임 대회로 주목을 받았다.
미국과 호주, 일본, 태국 등 9개 나라에서 온 외국선수 60여명을 포함해 약 170명이 참가하는, 그렇게 크지 않은 대회였지만 당시 KBS SKY에서 녹화 중계를 하는 등 관심을 끌었다.

대회 이후 이 경기장은 동호인들이 즐기는 놀이터로 사용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익스트림 스포츠 열기가 식자 이용자가 급감했고, 2000년대 후반부터 사실상 유지 및 보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 사용이 잠정 중단됐던 X-게임장은 결국 2012년 시설의 내구연한이 종료되면서 공식 폐쇄됐다.
이후 X-게임장은 사람의 출입이 끊긴 채 지금까지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다. 모든 시설은 녹이 슬었고, 바닥 곳곳이 파여 흉물스럽다.

X-게임장 인근에 2008년 들어선 가설경기장(검도장, 복싱장, 유도장 등 인천시나 체육회 소속 운동 선수들이 훈련하는 시설)을 이용하는 많은 체육인들도 폐허로 변한 X-게임장을 10년 가까이 지켜보면서 새로운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A씨는 "청소하는 사람도 없고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가설경기장을 드나들면서 볼 때마다 X-게임장이 흉물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못쓰게 된 시설을 왜 그냥 놔두는 지 모르겠다. 안전이나 미관 모든 면에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위·수탁 계약을 맺고 문학경기장을 관리하고 있는 SK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도 버려진 X-게임장을 달리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키는 시설의 주인인 인천시가 쥐고 있다. 앞으로 공론화를 통해 적절한 대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