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칼럼]동구 지역화폐의 가치
[자치칼럼]동구 지역화폐의 가치
  • 인천일보
  • 승인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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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환 인천 동구청장

 

지역화폐는 소상공인과 영세상인업자뿐만 아니라 재래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 발행하고 유통하는 현금성 화폐라는 점에서 단점보다는 좋은 점이 더 많다고 본다. 지역 자본을 가급적 그 지역에서 쓰게하여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정해진 지역 내에서 통용되는 화폐로서의 기능이 있어 주고 받는 주민들과 공동체의식은 물론 유대감이나 연대감이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계속되어온 전자화폐(카드형) 발행에 대해 동구청장으로서 많은 고민과 검토를 해왔다. 전자화폐가 사용 편리성과 즉시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현대사회에서 대부분 신용카드 결제가 이루어지는 현실에 익숙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종이 형태의 화폐를 주고받는 제도를 도입하게 된 이유도 있다.

동구는 인구의 22%가 65세를 넘는 노인층이다. 전통 재래시장이 8개나 되지만 카드단말기는 30%를 넘지 않는 전형적인 원도심 형태의 상권이 유지되는 곳이다. 편리함만 보면 전자화폐카드로 손쉽게 결제하고 바로 포인트가 적립되는 시스템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동구는 인천의 타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구매와 소비할 수 있는 상권의 매력이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라서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 비교적 낙후되어 생활여건이 취약한 노인층도 많은 지역에서 편리함의 세태만 따라갈 수도 없는 실정이었다. 종이 '동구사랑상품권'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대화도 하고 물건 흥정을 하며, 사람 사는 모습의 자연스러움이 스며나오는 것도 지류화폐(상품권)만이 가지고 있는 순기능 중에 하나일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전자화폐든 종이화폐든 간에 지역경제 활력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인데 우리 동구의 여건은 현재까지 종이화폐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고급스럽고 좋은 옷이 있더라도 내 몸에 안 맞는 옷이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물론 개선할 점도 많다. 입금된 상품권을 금융기관에서 환전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길고, 상품권 판매점이 10개소라는 것에 대해서는 시급하게 개선할 과제이다. 또 전자상품권과 같이 비교적 편리함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도 남았다. 우리 동구는 지난 4월25일 동구사랑상품권(지류) 10억원을 발행했고 3개월만에 모두 판매됐다. 추석 명절을 겨냥해서 5억원을 추가 발행해놓은 상태다. 이웃한 자치구들이 전자상품권을 출시해 1000억원이 판매됐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 그에 따른 할인보전 금액이 소진되어 당장 몇십억원씩을 확보해야 하고, 급기야 할인율을 낮추고 지역화폐 발행을 재검토하는 자치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만약 기업형 대형마트, 편의점 이용이 일상화되어 있는 현실에서 사용 실적만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고 판단하여 이러한 대상들을 넣는다면 편리함이나 판매실적은 오르겠지만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본래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동구청장으로서 지금까지 일관되게 동구지역 여러 여건을 감안한 종이 상품권 발행과 유통을 주장해왔다. 적정 한도 내에서 내실 있고, 지역 규모에 맞게 운영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종이 상품권을 주고받으며, 그 자리에서 거스름돈을 받기도 하는 더없이 좋은 제도임을 말하고 싶다. 동구사랑상품권은 전체 유통금액의 일정 부분은 환전되지 않고 지역에서 구매와 유통이 반복해서 이루어지는 선순환 구조이다. 이것이야말로 돈이 돌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지역화폐가 특정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대안화폐로서 역할을 하고 있고, 내수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역화폐를 발행하기 이전 주민들과 대화하는 과정에 수없이 들은 이야기가 경기가 어렵고 돈이 돌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리 동구의 지역소득이 역외로 유출되는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동구사랑상품권을 사용함으로써 동구지역의 자본이 계속해서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으며 지역 간 경제 불균형도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동구지역의 주민들이 동구사랑상품권을 사용하며, 지역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는 계기도 함께 이루어지길 소망해본다. 이것이 지역화폐가 추구해야하는 본연의 가치일 수 있다. 작게 시작했던 동구사랑상품권이 목표치를 달성하고 추가 발행하게 되는 시점에서 지역경제의 활력이 되고,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화폐 이외의 지역정서가 스며들어 있는 또 다른 지역화폐로서 하루속히 정착되길 바란다.

/인천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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