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도시' 정책 다양화]
무인택배함·지킴이집 확대
골목 범죄예방 디자인 적용
▲ 박남춘(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인천시장이 지난해 7월6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 인천 남동구에 설치된 여성 안심 택배 보관함.  /사진제공=인천시
▲ 인천 남동구에 설치된 여성 안심 택배 보관함. /사진제공=인천시

 

 

혼자 사는 사람을 일컫는 '혼족'은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뜨거운 단어 중 하나다. 홀로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여행 다니는 '혼족 문화'가 확산하면서 1인 가구도 주목받고 있다.

6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를 보면 올해 국내 총 1인 가구는 590만7000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여성 1인 가구도 291만4000가구로 49.3%를 차지한다. 여성 1인 가구는 2000년 130만4000가구, 2010년 221만8000가구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1인 가구의 급증으로 안전 또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해 불안하다고 응답한 여성 비율은 35.4%로 남성(27.0%)보다 8.4%p 높았다. 특히 여성의 불안 비율은 '범죄 발생'(57.0%)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성별 차이도 가장 컸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자치단체에 '여성 안전 정책'이라는 과제도 던지고 있다.

'여성이 살기 좋은 인천형 여성친화도시'를 민선7기 공약으로 내건 인천시도 여성 안전 정책을 다양화하고 있다. 안전한 귀가를 돕는 안심지킴이집과 범죄 예방 도시 디자인, 그리고 일상에서 안전을 체감할 수 있는 무인 택배함 확대 등으로 '여성 혼족'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다져가고 있는 것이다.

▲여성 안심하는 택배·지킴이집

'여성안심 무인택배 서비스'는 작지만 세심한 배려로 여성 안전을 챙기는 정책으로 꼽힌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택배를 수령하는 이 서비스는 여성 만족도가 더해지며 이용 실적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무인 택배 서비스 이용자 수는 2016년 2177명, 2017년 1만7586명에서 지난해 4만2644명으로 급증했다.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2만6796명이 이용했다.

행정복지센터나 공원, 공공장소에 설치돼 24시간 연중 운영되는 안심 택배 보관함 숫자도 늘고 있다. 2016년 10개였던 보관함은 지난해 40개까지 확대됐다. 올해 보관함은 추가 설치돼 현재 52개가 운영되고 있다.
어두운 밤길은 '안심 지킴이집'이 책임지고 있다. 시는 지난해 인천지방경찰청·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여성·아동 안심 지킴이집' 협약을 맺어 편의점에 경찰청 핫라인과 연결된 비상벨을 설치했다.

안심 지킴이집은 여성이나 아동이 신변을 위협받는 긴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피할 수 있는 편의점이다. 편의점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직원이 비상벨을 눌러 경찰에 신고되고 안심 귀가를 돕는 시스템이다.

안심 지킴이집은 지난 4월 기준 983곳이 운영되고 있다. 부평구가 218곳으로 가장 많지만 미추홀구(146곳)와 같은 원도심, 강화군(31곳)·옹진군(6곳) 등 섬 지역을 가리지 않고 10개 군·구에 골고루 설치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비상벨도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고 '인천시 아동여성 지역연대'의 정기 모니터링을 통해 현장에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석이조' 범죄 예방 디자인

시는 원도심 활성화 또한 안심 귀가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도심에 '범죄 예방 환경 디자인(셉테드·CPTED)'을 적용해 범죄 불안감을 줄이고 안심 귀가를 도우려는 것이다.

시는 9월 '범죄예방 도시디자인 종합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해 내년 7월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지역안전지수에서 인천시의 범죄지수는 2015년 이후 4년간 2~3등급을 유지하며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시민 체감안전도는 해마다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시는 이번 계획을 통해 범죄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공간과 시설 디자인으로 시민 불안감을 줄이려고 한다. 특히 원도심과 신도심이 혼재하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권역별 범죄 행태를 분석하고, 출퇴근길과 골목길 안전지도를 제작한다.

범죄 예방 디자인은 여성 안전과 원도심 활성화 측면에서 성공 모델을 써내려가고 있다. 앞서 시는 인천지방경찰청과 협업을 통해 지난 2014년부터 원도심 디자인 활성화 사업에 셉테드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와 범죄 예방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안전주거형 원도심 디자인 활성화 사업이 벌어진 구월1동 달빛마을이 대표적이다. 달빛마을은 인근 대형 병원에 근무하는 여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여성 대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병원 직원, 주민들과 함께 폐쇄회로(CC)TV를 증설했다. 경찰과 협업해 다세대주택 반지하와 1층 가구에는 방범창도 새로 설치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범죄 예방 디자인 시범 사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며 "인천 전역을 대상으로 범죄 예방 디자인을 적용해 365일 모든 골목이 더 밝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위급할 땐 휴대폰 '꾸욱' 안심in이 지켜드릴게요

안전을 지켜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안심in'이 손쉬운 가입·작동법과 유용한 서비스로 인천시민에게 다가가고 있다.

'안심in'은 지자체 통합관제센터와 연계한 범죄 예방 서비스 앱이다.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특히 여성과 아동, 노인에게 유용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긴급 도움 요청을 누르면 관제센터에 사용자 인적사항과 위치가 전송되고, 사용자 주변 폐쇄회로(CC)TV가 표출돼 관제센터에서 상황을 파악하는 동시에 경찰 출동을 요청한다. 통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볼륨 버튼을 5초 이상 누르면 자동으로 관제센터에 신고된다.

또한 활동 반경 이탈 방지 서비스, 휴대폰 움직임 확인 서비스를 통해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나 치매 노인의 실종예방, 홀몸 노인 또는 1인 거주자 안전 확인에 활용할 수 있다.

어두운 밤길에 실제 통화하는 것처럼 화면을 표출하고 녹음된 음성을 재생하는 '나에게 전화 걸기' 서비스도 갖춰져 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려면 기종에 따라 애플 스토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안심in'을 검색해 내려받으면 된다.

시 관계자는 "안심in은 문자 인증을 통한 간단한 가입 절차로 안심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인천시민 안전 지킴이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