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국립 인천해양박물관의 콘텐츠를 모색하기 위해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를 할 것이라고 한다. 인천시가 일방적으로 해양박물관을 조성하는 것보다는 전국민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필요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맞는 방향이라 생각된다. 공급자 위주의 인천해양박물관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가려는 자세가 돋보인다. 해양박물관을 하나 만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주변 시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관광 허브'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의욕도 평가할 만하다.

지난달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국립 인천해양박물관 건립사업에 대해 인천시가 청사진을 내놓았다. 인구 2500만 수도권의 첫 해양박물관인 만큼 다른 곳의 해양박물관과는 차별화되는 공간으로 조성해 2024년 차질없이 개관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는 현재 앞으로 이 박물관에 전시할 유물 확보를 위해 69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고 있다. 만약 확보가 불가능한 유물과 유적에 대해서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원래의 모습을 재현하는 최첨단 전시 기법까지 구상 중이라고 한다.

강화도와 서해5도 등 남북 접경지역 해양 생태계와 해양사를 위한 남북 간 공동 연구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인천에 있는 극지연구소와 제휴, 극지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서해 바다의 유구한 해양 역사를 담아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그래야 해양박물관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 국립해양박물관은 인천을 중심으로 한 서해안 해양활동의 발자취를 모두 담아야 마땅하다.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인천해양박물관의 향유자는 역시 시민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해 아쿠아리움 등 인천 관광의 랜드마크가 될 만한 대중성 있는 콘텐츠도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인천해양박물관 건립을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자세는 고무적이다. 그렇다고 국민 공모에만 의존할 일도 아닐 것이다. 국립 인천해양박물관이 어떻게 따온 사업인가. 사업 추진 여하에 따라 인천 지역사회의 잠재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는 중차대한 사업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