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교숙 인천여성복지관장

경력단절여성이란 단어 그대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뜻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16년 기준 58.4%이다. OECD평균 63.6%, 일본 68.1%, 미국67.3%로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경력단절, 노동시장 이탈, 하향 취업, 재취업의 어려움 등을 겪는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위해 2008년 6월에 관련법이 제정됐다.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경력단절여성법)' 제2조에 혼인·임신·출산·육아와 가족의 돌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하였거나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는 여성 중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제법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여성들이다.

오늘날 여성의 학력과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사회 주요 분야에 여성의 진출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사회에 진출해 본인의 경력을 화려하게 키워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여성들은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히게 된다.

바로 출산과 육아문제다. 최근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남성들의 육아휴직 제도 등 일부 제도적으로나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현실은 갈 길이 멀다.
출산은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가진 고유한 영역이고, 육아 또한 여전히 모성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 보니 결혼 이후 출산과 육아를 하게 되면서 많은 여성들은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20대 후반에 74.9%이던 여성취업률은 경력을 쌓고 노동생산성이 극대화되는 30대 후반에 59.7%로 큰 폭으로 떨어진다.

A씨는 서울 소재 대학을 나와 전공을 살려 국내 모기업에 입사하여 실력을 인정받고 소위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다. 결혼 후 맞벌이 부부였던 A씨는 아이를 출산하면 마땅히 맡길 곳이 없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자녀양육에 전념하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할 즈음 A씨는 문득 재취업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막상 수년간 단절되어버린 본인의 경력과 예전과 많이 변해버린 취업시장에 나홀로 뛰어들려고 생각하니 막막함이 느껴졌다.
A씨는 우연히 지하철에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소개하는 광고를 보게 되었고, 집근처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방문하게 됐다. 취업상담사의 상담을 통해 취업시장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고, 마침 본인이 원하던 직종의 직업교육훈련과정이 개설되어 수강하게 됐다. 열심히 취업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고 집단상담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의지를 고취시켰다.

직업교육훈련을 수료한 A씨는 취업상담사의 취업연계를 통해 B기업에 인턴으로 채용됐다. B기업은 A씨를 고용하여 3개월 동안 인턴채용지원금을 받게 되었고, A씨도 취업한지 3개월차에 취업장려금을 받게 됐다.
또한 B기업은 A씨를 채용했기에 여성친화 근무 분위기 조성을 위한 기업환경개선사업 대상업체에 선정돼 여성휴게실을 설치할 수 있었다. 오랜만의 직장생활로 직장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자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는 직장내 선배와 1대1 멘토링을 체결해 직장 적응에 큰 도움을 주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었다. A씨가 입사 후에도 회사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취업상담사가 수시로 전화를 걸어 직장생활의 어려운 점을 체크했다. 간혹 직장생활로 인해 남편과 자녀 양육문제로 갈등을 빚게 되자 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연계된 심리상담센터를 통해 전문 심리치료 상담도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작년 한해 인천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는 3000여명 여성의 취업을 연계했고 118명의 여성이 직업교육훈련과정을 수료했다.

52명의 여성이 새일여성인턴 체결을 통해 취업장려금을 지원받았다. 또 관내 4개 기업체에 여자화장실과 여성전용 휴게실 설치 등 시설환경 개선을 지원했다.
이처럼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취업지원 사업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과 구직여성들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의 가속화로 국가노동력이 감소되고 있다. 또한 지식정보 서비스 등 산업구조의 전환과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여성인력의 활발한 경제활동 참여가 필요하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가까운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찾아 취업의 문을 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