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 지난 11일 2019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4강전에서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가 1-0 한국의 승리로 끝나며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이강인이 팀 동료들과 '오, 필승코리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 지난 11일 2019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4강전에서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가 1-0 한국의 승리로 끝나며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이강인이 팀 동료들과 '오, 필승코리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준우승하여 축구 열기가 뜨겁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실력 있는 여러 선수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주목받는 선수 중 단연 돋보이는 선수는 '막내형', '택배' 크로스, 재치 패스로 주목받는 인천 출신의 이강인 선수다. 인천 지역에서 이강인 선수가 크고 자랐다고 하니 왠지 더 뿌듯한 마음이 든다.
이강인 선수의 수려한 패스 기술을 보다보니, 문득 13여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날아라 슛돌이'라는 방송이 떠올랐다. 굿네이버스에서 마케팅업무 팀장을 하던 시절, 굿네이버스 캄보디아의 어린이축구단을 한국으로 초청해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시킨 적이 있다. 당시 신한금융그룹의 후원을 받아 초청된 축구단 아이들은 슛돌이 팀과 축구시합도 하고 가정방문도 하며 다양한 추억을 쌓았다.
이강인 선수는 추후 슛돌이 팀에 합류한 멤버로서, 당시엔 없었지만 이강인 선수를 통해 지난 사업을 다시 떠올리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당시 기억 중 축구단을 이끌고 왔던 캄보디아 지부장의 말이 아직도 내게 인상 깊다. 아이들이 경기 동안 각자가 공을 넣는 데에만 집중하자 "축구는 패스가 중요하다. 한국이든 캄보디아든 아이들 모두 드리블해서 혼자 골만 넣으려고 하는데, 적재적소에 공을 잘 패스하는 아이가 결국 축구를 잘하는 사람이다"라며 조언했다.

지난 월드컵 7경기 동안 2골 4도움을 올리는 활약을 펼치며 미드필더로서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을 수상한 이강인 선수가 왜 더욱 돋보이는지 알 수 있는 말이다. 나만 돋보이려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 경기 전반을 생각하여 행동하는 것. 이강인 선수가 뛰어난 선수로 주목받는 이유다.
이강인 선수의 경기를 통해 겸손과 배려심을 가진 사람, 더 나아가 나눔의 가치를 먼저 아는 사람이 지금 시대에 필요함을 배운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세계시민의식이 요구되는 시대로서 각국에서 일어나는 빈곤과 분쟁의 문제를 전 지구적 공동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개인이 높은 학문적 소양과 뛰어난 기술을 함양하는 것 이전에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배려와 나눔의 기술이 중요한 덕목이 된다. 이러한 가치를 인천에 정착하게 만들기 위해 굿네이버스 인천본부는 오래전부터 나눔인성교육을 실시하는 노력을 이어왔다.

올해는 인천광역시교육청의 인권친화적 학교문화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인권하이(Hi&High)라는 새로운 인권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고, 서로의 권리를 지켜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또한 전문 심리치료사가 직접 학교에 방문하여 상담기법을 통해 긍정적인 또래관계 형성을 돕는 실천형 권리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이번달부터 시작됐는데 벌써 인천시 30개교 315개 학급에서 신청이 들어올 정도로 교육 현장의 관심이 높다. 나눔인성교육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사업을 통해 바라는 바가 있다면 '내가 배려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남을 배려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간단한 이치를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나의 소중함을 알고 동시에 남을 배려하며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교육을 계속 받는다면 앞으로 인천에서 제2, 제3의 이강인 선수가 더 많이 배출되리라 생각한다. 인천이 대한민국에서 나눔과 배려로 우뚝 선 도시가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